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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평창보자료

<지정토론-Ⅱ주제에 대해>

지역감정극복 - 동서화합 토론

김 길 수(전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화해와 일치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현실적 상황에서 미래지향적인 화합의 방향을 모색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역감정의 극복을 위한 진지한 성찰과 숙고는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주제 발표를 해주신 양승규교수의 충정 어린 논지를 보며 특히,
그리스도교적 가르침을 바탕으로 한 극복의 당위성을 제시하고 있는 점에 공감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토론참여자로서 몇 가지 소견을 드려 부족하나마 소임을 대신하고자 한다.
지역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 영호남의 지역감정이 빚고 있는 폐해를 상식수준에서 지
적해 봐도 첫째, 국민적 화합과 조화를 저해하는 장해요인이 되고, 둘째, 지역과 연고를
중시하는 전근대적 정서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흐리게 하며, 셋째, 건전한 비판
과 창조적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을 창출하는데 방해되고, 넷째, 지역 간의 균형발전과 보
다 높은 국민의식의 형성에 걸림돌이 되며, 다섯째, 통일을 지향하는 일체감을 훼손하여
남북분단 극복에 장애가 되고, 여섯째, 마침내는 사회정의와 평화의 실현을 훼손할 위험
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민감한 문제에 대한 원인분석과 극복방안의 제시는 실로 다양하고 광범위한 전
문적 분석과 창조적인 숙고를 요한다. 그런데 한정된 지면과 제한된 시간의 제약으로 불
가피하여 단순화하기로 한다고 전제하고 있으나 지역갈등의 원인분석을 너무나 지나치게
단순화시켜 객관적이고 일반적인 공감을 얻는데 미흡한 느낌을 주는 아쉬움이 있다.

첫째, 지역감정은 그 자체가 곧 정치현상은 아니다. 그것은 넓은 의미의 문화현상으로
보아야 한다. 다만 정치문제화 했을 때는 정치과학적 분석과 현실파악에 의한 해명이라야
일반적인 공감을 얻는데 도움이 된다. 관념적이고 이론적인 추론은 언제나 대립되는 관점
의 반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주제발표에서 지역갈등의 원인분석과 관련하여 '분단 상황
을 이용하여 폭압정치를 일삼으면서 사회적 부패를 양산한 박정희이래'라는 표현과 '1971
년의 대통령선거에서 …… 이는 공정선거가 보장되지 아니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실질적으로는 박정희의 패배였다고 생각한다.' 등은 어떤 전제된 인식을 바탕으로 하는
단정적 표현으로 느껴지고, 그리고 '이유야 어디에 있던 호남의 고립화를 부추겨'와 특히
'6·13 지방선거와 8·8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마감하여 호남고립화에 의한
지역갈등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의 대목은 논리적인 비약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지역감정조작에 가톨릭교회가 취한 태도의 반성 대목은 더욱 심한 논리적 비약
이다. 교회가 반성할 것과 교회가 반성할 것이 못 되는 것을 구별해야 비로소 교회가 책
임질 것과 교회의 책임이 아닌 것이 구별된다. 교회가 공식적으로 의사표명을 했거나, 교
회가 집단행동으로 묵시적인 의사표시를 했거나, 교회가 인정한 대표가 교회를 대신하거
나 대표한 행동이 아닌 것을 교회가 어떻게 반성하고 책임질 수 있는가.

둘째, 관념적이고 이론적인 방법의 문제분석도 다양한 시각과 서로 다른 패러다임의
존재를 인정하고 폭넓은 수용으로 문제의 객관적 실체에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
고 무엇보다 상호비난과 책임전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 일방적 시각의 단정이나 표현은
화해와 일치에 오히려 해가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배려가 있어야 한다. 설령 그것이 진
리일지라도 사랑이 없는 진실은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다는 대화의 원리를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셋째, 지역갈등의 극복을 위한 방안에서 전체적 흐름의 요지에서는 지역갈등은 극복되
어야 한다는 당위성이 강조되어 있음을 느낀다. 지역갈등은 극복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은
강조될수록 좋겠지만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실천적 해소방안의 발안과 추진이 시급하
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그 방안은 임시방편이나 위선적 태도로는 성공할 수 없다. 이제는
오히려 당당하게 향토애를 강조하고 서로 그 향토애를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하는 자
세를 갖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향토애의 발로가 마치 죄라도 짓는 듯한 분위기를 해소해
야 한다. 애국심도 향토애의 발로에서 시작된다. 그렇다면 향토애가 지역갈등이 아니라
애국심으로 승화시키는 차원에서 창조적이고 역동적인 화합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역 간
의 협력사업이나 행사는 이러한 인식의 전환을 가능케 하는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특히 지나친 정치적 시각으로 건전한 애향심마저 지역감정의 조장으로 매도하는 폐
해를 없애고 고도의 문화의식을 발휘할 수 있는 여유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이 땅에는 영
호남인만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지역 사람도 건전한 향토애를 바탕으로 한 나라
사람이라는 애국심으로 일치와 조화를 이루어야 하겠다.

넷째, 화해를 위한 용서는 그리스도적 가르침의 처음이요 마지막이며 가장 완전한 방
안이다. 그러므로 용서는 어떤 문제에도 처방이 되는 방안이 된다. 그래서 사안에 따른
구체적 실효성이 있는 용서의 실천적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이상적 목표가 될 뿐 실질
적 극복방법이 되기는 어렵다.
지역감정의 극복은 감정적 문제가 기본전제가 된다. 감정의 해소는 감정의 원리에 따
라 해소시켜야 한다. 느낌이 죄가 될 수 없듯이 감정은 죄가 아니다. 죄가 아닌 것을 용
서할 것도 없다. 그러니 감정은 심리적이며 정서적인 것으로 용서 이전에 상호이해가 전
제되어야 한다. 서로가 이해하고 격앙된 마음을 진정시켜 이성적 성찰이 가능할 때, 감정
의 연장선에서 야기된 서로의 상처에 대해 아파하고 위로하며 용서하게 해야 함이 순리이
다.
끝으로 지역갈등의 극복과 화합을 위한 귀중한 제언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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