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나무 아래서 듣는 가을 소리
그토록 무덥던 삼복더위가 다 물러가고
가을의 문턱에서 오동나무 아래에 서면
파란 하늘에서도 가을 냄새가 묻어난다,
이침 저녁으로 실려 오는 서늘한 바람이
오동나무 가지 사이를 스쳐 간 자리마다
가을 소리가 뚝뚝 떨어져 내린다,
가까이 다가가서 숨을 고르고
오동나무 등걸에 살며시 귀를 갖다 대보면
거문고 소리가 울려 퍼질 것만 같다,
아아, 나는 이렇게 오동나무 아래서
맑고 깨끗한 가을 소식을 듣고 있는 것이다,
오수록 프란치스코 수사, 작은형제회
레지오 마리애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