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본당에 매 주일 마다 한 할머님께서 찾아오십니다. 그분을 응대하고 커피 한 잔을 대접을 해 드리는 것이 저의 주일 일과 가운데 하나가 된지도 어느덧 2년 째로 되었고 내년이면 3년 째가 됩니다.
이 할머님께서 하시는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자신의 손가락, 발가락이 안 아파왔으면 좋겠다.' '아들들이 안 아프고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한다.' 그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아, 그렇군요." 하며 받아들이던 것이 저도 약간 다르게 응대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 그런 이야기를 만일 신부님께 한다면 즉 그런 지향으로 기도를 하고 있다고 말씀을 하신다면 신부님께서 뭐라고 말씀을 하시겠어요? '당신의 기도의 지향이 합당하시다면 주님께서 응답을 해 주실 것입니다.' 라고 하시겠지요? 저한테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셔도 되니 제가 들어 줄 수 있는 즉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다른 이야기들을 말씀하세요. 제가 못 들어드리면 그뿐이고 제가 들어 줄 수 있는 간단한 것이거나 방법을 전할 수 있는 것이면 좋겠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매정하게 맺고 끊는 것이라는 것이 아니라 늘 하시는 말씀을 또하고 또하시기에 저는 그런 이야기를 전할 수밖에 없어서 그런 것이었습니다.
오늘도 저는 그분과 함께하며 이야기를 들어 드리고 공감도 하고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나중에 저는 그분께 제가 사가지고 간 비타민 음료 큰 병 하나를 전하며 말했습니다. "성경에도 의사와 약사와 같은 사람들이 이야기는 존중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돈 문제 이야기를 하시면 저도 넉넉한 사람이 아니기에 큰 도움을 줄 수는 없지만, 주민센터 같은 곳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이야기를 전할 수는 있습니다. 한 주 동안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그러는 사이 장애인 콜택시가 도착을 하였고 그 할머님께서는 손을 흔들며 가셨습니다. 저는 성모상 앞에 가서 기도를 하고 우리 본당의 주보 성인인 프란치스코 성인의 동상에 가서 그 앞에 있는 평화의 기도를 바치고 나서 다시 걸어서 성당 입구에서 성호경을 바치고 기도를 한 후 집으로 향했습니다. 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가을의 어느날이었습니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으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