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는 선술집이 하나 있습니다.
오늘 저는 그곳을 지나다가 서양 강아지 한 마리가 의자에 앉혀진 채로 주인과 같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강아지는 얌전히 자리에 앉아서 주인이 시키는 대로 재롱을 떨고 있었습니다.
저는 잠시 웃다가 손바닥을 펴서 강아지가 제 손을 햝도록 내버려 두었습니다.
그리고 작별을 고하고 나서 사람들이 술을 마시면서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댕댕이는 그 자리에서 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고 저는 사람들이 그 강아지나 주인에겨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였습니다.
밤이었습니다. 서늘한 초저녁 공기가 옷깃을 여미게 하였습니다. 저는 성호경을 바치고 횡단보도를 가로질러 서서히 걸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작은 자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