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나와서 동네 본당까지 가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제 교회와의 동행도 어느덧 30년이 훨 넣었습니다. 그래서 더 원숙하다고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저는 다시금 공부를 시작한지가 오래 되어 갑니다. 수원교구의 여정 성경 공부를 대면과 온라인으로 한지 이제 9학년 2학기가 되어 거의 10년을 바라보게 되었고 사회교리는 그 유명한 박동호 신부님을 비롯한 우수한 강사진에게 반 년을 걸쳐 공부하였고 이제는 미래 사회의 먹거리나 가족 제도의 변화,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기후위기, 노동, 인권, 차별, 에너지 주권과 절대빈곤의 해소 문제 등을 공부하기 위하여 녹색당과 수원YMCA 등과 함께 새롭게 공부를 시작한지 거의 1년 가까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서서히 사람들과 인사하고 아이들이 노는 것을 지켜 보다가 성체조배를 짧게 하고 나왔습니다. 그 사이에 사무장 자매님께서는 식사하러 가셨고 한 솔봉이 형제(그 의미를 아실 분은 아실 것입니다)는 어디를 가고 없었습니다. 저는 아이들과 같이 이야기하다가 성모상에 절을 하고 나서 아이들 몰래 성 프란치스코 성인의 동상에 다가가서 그 아래에 있는 평화의 기도를 바쳤습니다. 서서히 저녁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인데 아직도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웃으며 지는 해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본당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동상을 향하여 고개를 숙이고 성호경을 바치고 기도하였습니다. 바람이 산들 산들 불어오는 10월 첫날의 늦은 오후였습니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작은 자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