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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제가 사는 이 아파트는 그리 초라하지도 그렇다고 화려하지도 않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다행이기도 하고 어쩌면 다소 섭섭한 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다행이라는 것은 우리 주민들 중에 자신이 잘 났다고 유세를 떠는 이도 없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관심을 표한다거나 또 냉정하게 맺고 끊는 것을 정확히 하는 사람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다소 섭섭하다는 뜻은 무엇일까요? 사실 섭섭할 것도 없습니다. 각자의 삶에 충실하기 바빠서 남의 일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은 좋은데 그러다 보니까 이웃의 삶에 둔감하여진다는 것입니다. 누가 죽거나 다치는 일에 대한 관심은 물론이고 신앙적으로도 또 인간적으로도 스스로를 남들과의 삶에서 격리시켜 살아가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저만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는 것이며 남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조금씩 자신들의 영역을 확보하기도 하고 또 자신들의 영역을 내어 주기도 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결국은 그 과정에서 연대와 유대가 싹트고 남에 대한 기대나 실망도 갖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이는 사람이 곧 하늘이고 사람이 곧 우주와 같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는 사실 어떤 종교에서 자주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람이 진정 소중하다는 우리들이 가진 그리스도교적 신앙에서는 어떨까요? 우리들도 정치나 경제를 다루는 입장에서는 그와 유사한 말을 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요즘 우리들의 삶에 바로 이 사람이 들러리를 서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즉 소외의 문제인 것입니다. 사람이 실종되고 조직과 공동체의 목표와 효율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때가 어느 곳에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비극은 그러한 것에 대하여 저도 여러분들도 다 같이 그러려니 하고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하느님보다 돈이나 권력, 육체적 욕망이 우선 순위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우리는 자주합니다. 이것은 인간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방송매체를 통하여 사회의 부조리나 비리에 의한 사고들에 대하여 혀를 차더라도 간간히 들려오는 미담에 미소를 짓거나 파안대소를 합니다. 결국 인간은 혼자 살 수가 없는 존재인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은 관계에 소홀해서도 또는 집착해서도 안된다고 합니다. 그럼, 어느 정도에서 그치거나 나아가야 할까요? 저는 잘 알지 못합니다. 관계라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함부로 나대지도 또는 함부로 남과 자신을 분리시키지도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그러하셨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그분을 따르고 본받아 그분처럼 그러면 됩니다. 참된 삶이란 결국 그분처럼 관계에 집착하지도 또는 관계에 소홀하지도 않으면 되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런 태도가 삶의 정답인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하루 되심을 기도합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작은 자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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