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세상의 이치에 따라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는 걸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맘 삶에 겨울이 다가오면 이 혹독한 시련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두려운 마음이 우리의 희망을 잠재웁니다. 마음속의 겨울은 우리의 영혼에 나 홀로 헤매고 방황하는 듯한 고독을 만들어 내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하느님께서는 한 발짝 더 가깝게 다가오고 계십니다.
우리의 신앙은 분명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쓸쓸한 순감에 하느님께서는 내 곁에 더 굳건히 머물러 계시고. 어느 순간 봄바람이 불어오듯 더 큰 사랑으로 우리 마음을 채워주실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하는 연인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조금은 견디기 힘든 오늘의 삶과 현실을 직시하며 최선을 다해 기쁨과 행복을 찾아가야 합니다.
고독한 사람들은 언제나 하느님 사랑을 갈망합니다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자신 스스로 이 세상에 오셨듯이, 선교사들도 더 큰 하느님 사랑을 발견하고 체험하기 위해 사랑하는 가족과 익숙한 문화를 떠나 타지에서 새로운 고독과 시련을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시련이 나를 더 성숙하게 하는 과정임을 알기에, 새롭게 다가올 봄을 기다리며 희망을 간직하게 됩니다. 저 또한 아가서의 저자가 연인을 기다리듯, 제가 머무는 공간에서 하느님을 애타게 찾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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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참 아이러니하게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그때부터 선교사의 기도는 오히려 깊이를 더해 가기 시작합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현실을 회피하기 위한 기도가 아니라, 비극적인 현실에 댜한 원망을 하느님께 털어 놓기 위함입니다. 분명 눈 앞에 보이는 현실은 답답하고 비참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이 시간을 통해 우리가 그동한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무언가를 알려주십니다. 그리고 마침내 하느님의 때가 되면 우리는 하느님께서 준비해 놓으신 더 큰 사랑의 신비를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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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코로나19는 끝나지 않고 교회에 대한 젊은이들의 반감은 사그라들지 않았지만, 그들의 삶과 문화에 대한 하느님 사랑은 오히려 하느님에 대한 더 큰 그리움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아가서의 연인처럼 더 애틋하게, 더 간절한 나음으로 하느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 동안 안데스산맥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던 차가운 비바람이 봄의 활력을 통헤 부드러워지고 산티아고의 건조한 여름에 생기를 불어넣어주듯이, 언젠가를 분명 칠레 젊은이들의 아름다운 성가 소리가 교회 안에 다시 울려 퍼질 럭입니다. 제 몸과 마음속에도 겨울리 지나고 봄이 찾아옴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제야 푸엔테 알토에서 선교사로서 좀 더 오래 살아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교황청 전교기구 한국지부의 [땅끝까지] 중에서 성골롬반 외방선교회의 조성근 제노비오 신부님의 "노래의 계절을 기다리며" 를 인용한 글입니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사람으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