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도 크지도 않은 길냥이 한 마리가 아파트 상가의 골목에서 나와 재빠르게 거리를 가로질러 지나간다.
얼룩달룩하면서도 하얀 모습, 다른 길냥이들처럼 지저분하지도 않고 산뜻하며 날렵하다.
문득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길냥아, 잘 지냈니?
아기예수를 기다리는 길냥이라서 꽃단장을 한 것은 아닐 테고. 아마도 너도 어쨌든 요즘이 성탄을 기다리는 시기인 것은 아는 모양이구나.
너도 마음속의 구유는 준비되었니?
밤하늘을 바라보니 조그만 별 하나가 보이는 것 같다.
길냥이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작지도 크지도 않은 몸을 움직여 내 앞에서 저 건너편 숲길로 사라진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사람으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