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아멘. 반갑습니다.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아멘. 고맙습니다...!
아침식사 후 본당에 들려서 2주만에 고백성사를 보았습니다. 고백한 것은 기억하지 못한 것(!)까지 10개였는데 신부님은 가벼운 보속만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제 자신에게 자유시간을 주기 위하여 병점 시내로 나갔습니다. 오래간만의 휴식이었습니다.
가다가 보니 한 행려병자인지 노숙인인지 모를 사람이 보였습니다. 지난 번에도 만난 적이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오늘은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되겠다 생각하고 그에게 다가가서 묵주를 내밀며 물었습니다.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이 말에 놀랐는지 그는 손사래를 치며 피했습니다. 저는 그가 떠난 장소에서 주저앉아 담배를 피웠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쫓아가서 그가 어디로 가는지 보았습니다. 그는 끝까지 나를 피했고 저는 결국 그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병점역 광장에서 그를 성모님과 아기예수님께 봉헌하였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 PCR검사를 받으러 걸어서 저는 임시 선별 검사소까지 갔습니다. 우선 차근 차근 검사를 받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증거를 남기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몇몇 있었습니다. 지난 번 때보다 사람들 수가 늘어나 있었습니다. 6차 대유행이라는 말이 실감이 났습니다. 그리고 다시 저는 걸어서 병점역 근처로 갔습니다. 한 사람이 조용히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지팡이를 짚고 서 있었는데 한쪽 다리가 불편한 듯하였습니다. 지체장애인이었던 것입니다.
저는 그를 도와 주기 위하여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그는 계속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저는 선 자세로 성호경을 바치고 잠시 기도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를 위하여 더 기다렸습니다. 이윽코 그가 잠시 움직여서 짧은 횡단보도를 건너서 옆으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저는 그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물론 그에게 양해를 구한 상태였습니다. 잠시 후 작은 교회버스 한 대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 버스를 타고 출발하였습니다. 저는 다시 성호경을 바치고 기도하고 손을 흔들었습니다.
우리가 믿는 하느님이 때로는 야속하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왜 기도를 들어 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우리들의 고통과 슬픔, 괴로움과 외로움을 치유하여 주시는 분이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러한 인간에게 장애가 되는 것들을 없애 주시기 보다 그러한 것들을 함께 겪으시고 함께 아파해 주시기도 하는 분이신 것입니다. 이것은 어떤 개신교 목회자님의 말씀입니다. 그리고 한 천주교 신부님도 비슷한 말씀을 해 주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기쁠 수도 즐거울 수도 없지만 그리고 외로움과 슬픔을 겪고 그 밖의 고통을 겪기도 합니다. 그러니 오죽하면 고통의 영성이라는 말이 있을까요...? 그리고 예수회의 유명한 사제이신 송봉모 신부님도 고통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며 인간적인 것이라고 하며 그것에 대한 책도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상처는 싸매주고 아픈 곳은 감싸주고 그 밖의 일을 도와주는 것은 우리들의 기본적 자세인 것입니다.
저는 걸어서 다시 버스정류장까지 가다가 근처의 짬뽕집에 들어가서 간단히 값싼 납작만두로 요기를 하고 다시 본당으로 돌아가서 미사를 TV로 지켜 보았습니다. 그리고 마침 벌어지고 있는 세례식을 보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아, 다시 사람들이 주님의 자녀가 되는구나, 하하...!' 저는 서서히 미사를 지켜보며 성당 아이들에게 음료수를 사주기도 하고 그리고 계속 미사를 지켜 보기도 하고 밖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주보와 책을 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미사는 끝까지 지켜 보았고 나중에 신부님께 안수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잠시 있다가 다시 사람들과 주먹악수를 하고 나서 성모상에 기도를 하고 정자애서 담배를 피우고 기도하였습니다.
본당 신부님께 인사를 하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성모상에 잠시 기도를 바쳤습니다. 그리고 다시 프란체스코 성인의 동상에도 기도를 바쳤습니다. 이어서 이 번에 세례를 받은 사람들이 세례를 다 받고 난 후 사진을 찍고 꽃다발을 주고 받는 것을 보고 축하하였습니다. 아이들과 인사도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람들에게 고마움과 반가움을 보여주기 위하여 손을 흔들었습니다. 바람은 약간 불고 있었고 어두웠던 하늘에 한 줄기 햇살이 비추고 있었습니다. 저는 대데레사의 기도를 부르며 조용히 사잇길로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하늘이 오래간만에 맑게 보였고 매미들이 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좋은 주일의 한낮이었습니다...!
또 저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소중한 추억과 경험과 일상의 이야기들을 기대해 봅니다. 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