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모두의 잘못입니다.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요즘 길냥이들이 눈에 잘 띠지 않는다.
다들 우주 밖으로 이민을 가서 그런가 했는데 며칠 전 한 마리 길냥이를 보았다.
작은 줄무늬가 있는 녀석인데 중성화 수술을 했는지 제법 얌전하다.
눈에 잘 보이지 않게 지나간다.
숫기가 없어 보이지만 제법 날렵하다.
밖에는 비가 오려는지 이제 길어진 해님이 지어 가는 무렵 나는 그 녀석에 뭔가를 주고 싶었는데 그냥 지나간다.
밖에 서 있던 경비 아저씨가 그 모습을 보았는지 허허 웃는 것 같다.
반려 동물들의 처지가 나아진 것 같아서 눈에 잘 띠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계단을 올라가다 보니 다른 고양이가 덤불 숲에서 우는데 길냥이는 아닌 것 같다.
야옹, 야옹. 알아 들을 수는 없지만 애처러운 소리. 귀엽기 보다는 가엾다.
어느덧 사라져 가는 길냥이들, 기뻐해야 할까 슬퍼해야 할까...?
그런데도 길냥이들과 주인 잃은 댕댕이들, 그래도 많이 나아지기는 했다.
주님, 우리가 땅을 사랑하게 하소서. 가엾은 동물들을 버리지 않게 하소서...!
그들이 죄가 있다면 동물로 태어나 이 세상에 온 것이 죄겠지요.
하늘은 알고 있다, 그 누구의 죄도 아닌 것은 모든 사람들의 죄라는 것을.
잠시, 걸음을 멈추고 아파트 곳곳에 불이 켜져 가는 가로등을 바라 본다...!
2022년 3월 15일 낮에.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으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종의 연대"라든가 하는 말들의 이야기를 참조하여 보시면 좋습니다. 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