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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아침에 집에서 나와서 시내버스를 타고 나서 병점역 근처에서 내렸습니다. 그리고 서둘러서 빵 두 개와 우유를 사서 가지고 역 안으로 들어가서 전철을 기다리며 잠시 그것으로 식사를 하였습니다. 

전철이 와서 타고 수원역에 도착하여 그 할머님이 계신 곳에 가서 졸고 있는 그분을 흔들어 깨우고 나서 천원 지폐 세 장을 접어서 그분께 드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선 채로 기도하고 모이기로 한 장소로 가서 사람들을 기다리다가 만나서 아산역으로 출발하였습니다.



    그리고 수업을 듣고 나서 그 곳의 강의장에서 일과를 마치고 다시 그 길을 되돌아 와서 정확히 오후 4시가 다 지났음을 알고 사람들과 헤어진 뒤 그녀가 있던 곳으로 가 보았습니다. 그 할머님 아니, 그분은 없었습니다. 저는 주변을 둘러 보았습니다. 

그래도 찾을 길이 없어서 일부러 화장실 근처와 그 부근, 즉 그녀가 가끔씩 물건을 넣어두던 곳으로 가서 주위를 살폈습니다. 그래도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저는 지갑을 살펴 보았습니다. 천원 지폐가 여덟 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천원 지폐 중 다섯 장을 그녀에게 주려고 했던 생각이 다시금 들어서 애틋한 마음이 일고 안타까움이 일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잘 알아 볼 수 없게 벽을 등에 지고 서서 조용히 비교적 길게 기도하였습니다. 그리고 눈물이 났습니다. 

'도대체 무슨 병이 들어서 그러시는 것일까?', '누구에게 버림, 아니 가족들이 버리거나 아니면 집을 나와서 어렵게 사시는 것은 아닐까?', '오늘은 무슨 일이 생겨서 어디 가신 것일까?', '그리고 영수증이나 그 밖의 쓰레기 더미는 왜 들고 다니시는 것인가?', '그러면 나는 얼마나 마음을 열고 그분을 대하여 이야기하고 이해하려고 제대로 노력하였었나?','벌써 햇수로 3년째 그러고 계시는 것인데...!'.............



    저는 잠시 한숨을 쉬고 나서 가슴을 쳤습니다. 그리고 전철을 타기 전 싸구려 블랙 커피를 자판기에서 뽑아서 마셨습니다. 이어서 전철을 기다리며 성호경을 바치고 기도하고 다시 성호경을 바치고 생각을 잠시 하였습니다. 

다시 전철을 타고 가서 병점여게 도착하기 전 몇 번씩이나 기도를 지속하였는지 모릅니다. 병점역에서 내려서 홍제수씨를 만나서 이갸기하려고 살펴 보았지만 그도 오늘은 없었습니다. 아마도 예전처럼 술을 마시거나 아니면 찬미교회란 곳으로 예배르 드리기 위하여 그곳으로 갔거나 동탄에 어렵게 마려한 집으로 가서 쉬고 있거나 하고 있을 것입니다. 



    제법 더운 날씨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시 걸어서 버스정류장에 가기 전 한 곳에 들려서 맡겨 놓은 물건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혹시나 이쁜이(?)말고 다른 길냥이가 와 있나 살펴 보았습니다. 

길냥이들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고 저는 1,400원 짜리 커피를 마시고 나서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아파트 계단에서 그녀와 노숙인들, 사회적 약자들, 그리고 병으로 고통을 받거나 가족들과 떨어져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주모경을 바치고 나서 성호를 연거푸 그었습니다. 

날씨는 더웠지만 왠지 서늘한 한 줄기 바람이 나무 끝을 스치고 있었습니다.






2021년 6월 17일 목요일 새벽에.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새벽에.

고통받는 교회와 세상의 사람들을 생각하며 기도하며 써 보았습니다.

한 천주교신자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윤승환

2021.06.17 00:08:45
*.69.194.26

감정을 조절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다만 나이가 들면 어느 정도 억제하거나 통제할 수가 있어집니다. 그렇지만 오늘은 문득 슬프고 애틋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할머님 그분 때문이었습니다. 다시금 만나서 뵙고 도와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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