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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찬미 예수님. 아멘. 반갑습니다.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아멘. 고맙습니다.


한 때 대학생 시절에 서울 사간동에 있던 불란서 문화원에 자주 들렀던 적이 있습니다. 영화도 보고 르 몽드 같은 잡지도 보고 그 아래 스크린에서 마임과 같은 작품을 상영하는 것을 보고 커피 한 잔에 과자를 놓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던 적이 있었습니다.


소피 마르소나 그 밖의 유명한 배우들이 나오는 작품, 즉 [라 붐]이나 [집도 절도 없이]라는 작품을 보고 울고 웃었던 때가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저는 불어를 잘 하지 못합니다. 아니 지금은 거의 다 그 아름다운 언어를 잊었습니다. 대학시절 [불어1] 과복을 수강하여 B학점을 받았던 적이 있지만 그 뒤  공부를 이어 가거나 더 자주 쓰지 않아서 지금은 불어를 전혀 못하는 사람들과 다름이 없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도 그 리에종이라든가 그 밖의 문법에 대하여 띠업 띠엄 설명할 수가 있는 것은 그나마 제가 조금이라도 그 언어에 대하여 관심이 있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유럽 통합과 한반도 통일 문제를 열렬하게 연구하였던 대학생 시절 불란서 문화원은 저에게 다른 세상으로의 통로와 같은 곳이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광화문에 갈 때면 그런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 그 이후 서울은 아니 우리나라는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생각하고는 합니다. 사실 많은 것이 변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나라는 분단 상태이고 사람들은 다양성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몰라서 헤매고 있습니다. 


나중에 잠시, 아니 꽤 오래 서울에서 주로 명동과 신촌, 그리고 여의도 그리고 그 밖의 곳에서 봉사하고 기도하고 활동하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도 불란서 문화원을 찾았습니다. 당시에는 STX빌딩, 즉 남대문 근처의 한 빌딩에 불란서 문화원이 있었고 카페가 있었습니다. 저는 평일이나 주말, 즉 주로 토요일 오후나 쉴 만한 때에 그곳의 카페를 찾아서 맛있는 꿀끄레뻬와 웰ㅇ스 포도 음료를 마시며 간단히 식사를 하고는 하였습니다. 그렇게 해도 아니, 간혹 싸구려 포도주를 마셔도 5,000원 정도밖에 돈이 들지가 않았습니다. 가벼운 사치였던 셈이지요...!


사람들은 교회가 발전해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그리고 세상도 발전해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그러나 전에 한번 말씀드린 적이 있지만 세상에서 의미하는 발전과 교회에서 의미하는 발전은 그 내용이 많이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양적, 질적 성장이라는 말이 여기에서도 나옵니다. 우리는 얼마나 이런 문제에 신경을 쓰면서 사는 것일까요...? 나중에 불란서 문화원에 들렸을 때 저는 망연자실하였습니다. 너무 폐허에 가깝게 변하여 있었던 것이었던 바 저는 그 건물 앞의 EU깃발과 프랑스국기, 그리고 중국의 오성홍기 앞에서 잠시 목례를 하고 서울의 명동에 들려서 잠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우리는 다양성과 상대성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에 주님의 섭리가 작용하고 있음을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 저 자신에게 얼마나 그러한 사회에서 변화에 기여하였는가를 묻고 있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진정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정도로는 미흡하며 앞으로도 정말 새로운 것을 찾아서 더 많이 변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오늘 문득 불란서 문화원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불어를 배우던 시절 배웠던 기요므 아폴리네에르의 시 [미라보 다리]라는 시를 떠올려 봅니다. 좋은 주일 보내십시오. 아멘. 감사합니다...!




2020년 3월 28일 일요일 아침. 

주님수난성지주일 아침에.

경기도 화성시 벙점동의 한 작은 아파트에서

한 천주교신자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윤승환

2021.04.09 21:39:49
*.69.194.26

미라보 다리 아래 셰느강은 흐르고 우리의 사랑도 흘러내리네.

내 마음 깊이 아로 새기리. 기쁨은 언제나 슬픔 뒤에 옴을.


-기요므 아폴리네르 [미라보 다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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