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어제 저는 길고양이들(길냥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려고 동네 마트에 있는 길냥이들 급식소에 들렸습니다. 가게에서 고양이 먹이 캔을 팔고 있기에 천원을 주고 사서 그것을 길냥이들에게 주려고 하였는데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별 수 없이 주인 아저씨(사장님이자 고양이 집사이신 분)께 부탁을 하고 나서 집으로 오려다가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길냥이들에게는 겨울이 혹독한 계절입니다. 한 번은 어떤 캣 맘을 만났는데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고양이들이 자동차 엔진 속에 들어가 있다가 변을 당하는 경우가 있어요. 따뜻해서 그런 것인데 그러다가 사람들이 차를 출발시키면 갑자기 놀라거나 해서..." 주로 새끼고양이들이 그런 변을 당한다고 하시며 자신이 돈이 없어도 고양이들, 특히 길고양이들 돌보는 일을 그만두지 않으시겠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제가 송산동이란 곳에서 살 때에도 길냥이들이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뒤지려고 자주 저의 집 앞에 왔었습니다. 저는 우유를 주고 먹을 것을 주며 한동안 그 녀석들을 돌보아 주고 나중에 이사를 올 때 주인 아저씨에게 부탁하고 고양이 먹이용 접시를 두고 왔습니다. 그 뒤 얼마 전 어떤 새끼고양이가 얼어 죽는 것을 지켜 보아야만 하였습니다. 동네 빵집에서 그 녀석을 돌보아주고 있는데 저는 누님들 때문에 입양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 녀석은 저를 무척이나 따랐습니다. 우유를 주면 부비부비를 하고 그랬는데 빵집도 가게의 특성 상 고양이들을 기를 수가 없어서 빵집 앞 공터에서 집을 얻어 살던 녀석은 어느 겨울에 얼어 죽은 것입니다. 저는 나중에 그것을 알고 많이 안타까워 하고 가슴을 쳤습니다.
우리는 먹고 살기에 바빠서라고 하며 다른 피조물들의 안녕에 무관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비단 길냥이들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피조물)는 소중한 것입니다. 오늘 저는 망포로 돌아와서 먼저 저의 집 앞에 있는 고양이 급식소부터 살폈습니다. 자주 찾아오지는 않습니다만 벌써 3년째 그 급식소는 저와 다른 사람들의 정성으로 유지되고 있고 저도 자주 살펴 봅니다. 이 밤 저는 지금 우리들 생명체를 돌보시는 거룩한 주님의 도우심에 감사드리며 하루를 감사드리며 다른 사람들과 피조물들에게 축복하시라고 기도합니다. 날씨가 춥습니다. 코로나19 조심들 하시고 좋은 하루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평화를 빕니다. 아멘. 고맙습니다.
2021년 1월 3일 주님 공현 대축일 이른 저녁에.
경기도 화성시 망포역 인근의 숙소에서.
한 천주교신자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