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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찬미 예수님.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제 직장에 가기 위해서는 수원역에서 400번 버스나 400-4번 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아니면 1004번이나 1004-1번 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저는 보통 지름길로 가고 시간이 덜 걸리는 1004번을 이용합니다. 그런데 얼마전 남양여객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였습니다. 임금인상 협상이 결렬된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저는 1004번을 반드시 이용하여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1004번 버스는 과거 400번이 다니던 노선을 경유하여 수원역에서 궁평항까지를 오갑니다. 승객들의 불평과 불만이 여간 저간이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특히 출퇴근 시간이 더 늦어졌습니다. 하루에 왕복 5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오늘은 큰 마음먹고 누님집에서 출발하면서 다른 길을 택하였습니다. 지하철로 수원역 환승센터까지 가지 않고 화성시의 H65번 버스를 타고 남양교차로까지 가서 저의 직장에 가는 버스를 타기로 한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거라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버스를 타고 가니 너무 늦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남양에 갈 때 저는 묵주기도를 차에서 바치고는 하는데 피곤하고 승차감이 좋지 않아서 기도를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읍부터는 1004번이나 400번을 다시 이용하거나 퇴근하여 누님집에 갈 때만 1000번이나 H65번을 이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습니다. 사실 1004번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다 천사인 것도 아니고 400번이나 400-4번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다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불교에서는 "활인지불이 동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 속의 그리스도"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우리는 참 너무 고정관념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고 사람들을 평가합니다. 오늘 저는 남양성지 앞에서 버스를 타고 지나갈 때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나도 혹 예수님을 거부한 그 당시의 이스라엘 지도자들이나 바리사이들처럼 너무 격식과 태도만을 강조한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과 과거 진도 팽목항 부근에서 참사(4.16 세월호 침몰을 말합니다.)가 있었을 때 어느 자매님이 시간이 흐른 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하였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그 때 이곳 팽목항을 찾아주신 모든 분들이 예수님이고 마리아님 같아 보였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고 사람의 인품이나 성격까지 그리고 존엄한 그 인간의 가치관까지 평가하는 것을 자주 보아 왔습니다. 정작 제 자신은 어땠을까요...? 저도 100% 아니 50% 자신있게 대답할 자신이 없습니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일들과 시간 속의 만남을 하고 세상사에 치여 살다 보니 진정 소중한 것을 잃어 버리고 잊고 삽니다. 저도 그러한 군상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이 아침에 묵주의 십자가에 달린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고 드리는 기도는 그런대로 진정한 것이라고 봅니다. "님이시여, 우리는 왜 이다지도 바보처럼 사는지요...?"



아멘. 고맙습니다. 주님의 평화를 다시 한 번 빕니다. 은총과 축복 속에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사랑과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전합니다...! 아멘.




2020년 8월 14일 금요일 아침.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 기념일 아침에.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의 서남부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센터의 한 사무실에서

근무 중 짬을 내어서 전합니다.


한 천주교신자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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