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반갑습니다.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아멘. 고맙습니다.
어제 저는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고 있는데 앞차가 급정거를 하는 바람에 버스 기사 되시는 분이 역시 급정거를 하였고 갑자기 버스가 서는 바람에 여기 저기서 승객들이 쓰러지고 부딪치고 의자에서 퉁겨져 나가고 하며 한동안 아수라장이 되었던 것입니다. 한 젊은이는 크게 다쳐서 구급차가 싣고 가야만 하였습니다. 가슴과 허리를 그리고 어깨를 요금함에 크게 부딪치고 바닥에 나동그라진 것입니다.
저는 다행히도 많이 다치치 않았습니다. 손목을 삔 정도인데 제 옆의 어느 자매님은 크게 다쳐서 어리둥절한 표정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의 말씀처럼 대문 밖이 저승길이라는 말이 실감이 났습니다. 피가 나서 아프다고 하는 승객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앞차를 운전하던 사람과 버스 기사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어쩌면 더 큰 대형사고를 당할 뻔한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크게 당황하지는 않았지만 버스에서 내려서 다른 버스로 갈아타고 집으로 향했고 수제담배를 사는 것은 시간이 늦어서 다음으로 미뤄야 하였습니다.
그리고 문득 이 말이 다시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라는 말이 실감이 났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경외하고 그리고 바르게 살아야 하는 이유는 이것입니다. 우리는 언제 예수 그리스도의 부르심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레지오수첩의 성가들 중 가장 마지막에 있는 성가 [이 영혼을 받으소서]라는 성가를 아시고 장례미사 때 직접 따라부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 영혼을 부르신 그리스도여 이 영혼을 받아 들여 주소서......"
이 부분에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를 다시금 청합니다. 연도에도 비슷한 구절이 있습니다. 그 부분은 아마도 나이드신 분들이라면 쉽게 기억하여 내시거나 연도 때가 되시면 다시 그 부분을 노래하실 것입니다. 저는 어제 제 생명을 지켜주신 그리스도께 감사드렸습니다. 그리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하며 누님과 그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정말 나만 다치지 않았다는 것은 천운이었습니다.
각설하고 우리는 매일 죽음과 접하며 삽니다. 영원한 생명이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숨쉬는 생명은...? 그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코로나19을 대할 때 전심으로 기도하고 치유에 힘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은 내일의 일에 대하여 그리고 저 세상에 대하여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차안에서 피안으로의 여행이 얼마남지 않은 분들께 특별히 바른 신앙관과 그리스도인의 자부심을 가지고 살라고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키리에 엘레이손, 아멘.
2020년 8월 13일 목요일 아침.
연중 제19주간 목요일 아침에.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의 화성 서남부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센터에서.
근무 중 짬을 내어서.
한 천주교신자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