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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찬미 예수님.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아멘. 반갑고 고맙습니다.


저는 모태로부터 그리스도신자가 아님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사실입니다.


저는 나중에 1988년 겨울인가 그 때의 늦은 시기에 처음 예수님을 접하였습니다. 아니면 1989년에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처음 교회 활동을 시작하였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제 자신이 솔직하기 위해서이고 저를 대단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게 위함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이후 저는 아주 활발하게 활동을 하였고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는 또는 배척을 받는 특별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였습니다. 그것이 믿기시지 않으면 그 당시의 제 학우들이나 교수님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각설하고 저는 어렸을 때부터 너무 조숙한 아이였습니다. 죽은 참새를 되살려 보려고 품에 안고 한참을 기다려 보기도 하고 저의 집 강아지가 거대한 트럭에 깔려 죽자 피투성이가 된 그 녀석을 껴안고 흐느끼기도 하고 아무튼 세상 고민이란 고민은 다 그 때부터 다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였다면 제가 여기에 이 글을 싣지도 않았겠지요...!


강아지를 묻고 나서 그 날 저녁 저는 잠자다 말고 흐느껴 울었습니다. 아니. 펑펑 울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부모님이 제 곁에서 주무시다가 깨어나서 "승환아. 도대체 왜 우느냐...?" 물어 볼 정도로 심하게 울었던 것입니다. 그 때 제 대답이 가관이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말을 하였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 왜 모든 생명체는 죽어야 하나요...?"


어머니는 그 점을 걱정하셨습니다. 두 분은 제가 날 때부터 조금 다른 아이라고 판단하셨고 그렇기에 제가 보다 평범하고 사회의 엘리트로서 그저 명예와 행복을, 즉 세상에서 말하는 명예와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그런 사람이 되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리고 저도 사실 조용히 혼자서 책을 읽고 자고 묵상하고 아이들과 어울리고 구구단을 네 살 때 외고 신문을 읽는 등 수재적 능력을 보여서 "아, 저 정도라면...!"하고 부모님을 걱정시키지 않을 만큼의 다른 기질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다른 일이 있었습니다. 저의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담임이셨던 김ㅇ섭 선생님께서 제가 1학년 때 반장이어서 특별한 친분이 있으셨는데 그분이 전근을 가게 되었고 저는 다시 그 날 밤 펑펑 울었습니다.


 이 번에도 부모님이 일어나셨지요. "승환아, 왜 또 그래...?" 그 때도 저의 대답이 가관이었습니다.


"어머니, 왜 모든 생명체는, 아니 인간은 만나면 헤어져야 하나요...?"


그리고 저는 지금도 무척 많은 책을 읽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오죽하면 저의 책들에는 김치국물이 묻어 있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도 책을 본 것이지요...!


그리고 중학교 때에 저는 이미, 아니 초등학교 4.5학년 때는 대학생들이 읽는 두꺼운 세계 문학이나 철학서 등을 보고 감탄하며 이런 좋은 글들이 있나 하고 읽고 또 읽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무렵 에로스(性愛;Eros)적 사랑에도 눈을 떠서 사고를 치는 일도 있었습니다. 하긴 그러한 일탈은 그 당시에는 그리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저는 나중에 그것을 총고해로 풀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신부님은 허허 웃으시면서 가벼운 보속을 주셨습니다.


지금도 기억하는 이야기, 아버지와 어머니는 합리적인 사고를 지니고 새상에 충실하고 그리고 아들이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게 사회에서 성공하여 돈과 재산과 화목한 가정, 그리고 사회적 명성을 얻고자 노력하고 그 길을 걷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저를 걱정하셨던 것 같습니다.


흔히 말하여 대통령이나 대법원장, 그리고 그 밖의 자리에 딱 어울리는 도덕과 지혜를 겸비한 사람으로 사시기를 원하신 것입니다.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모든 부모님들이 그런 것은 아닐 터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사회와 세상에 도움이 되고 리더가 되는 사람이 되기를 자식들에게 바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 때 자주 묵상을 하면서 생각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것이 제가 나중에 천주교로 들어와서 배웠던 기도의 기초가 되는 방법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원초적 자아에 대한 질문이었던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돌아보건데 저는 머리좋고 지혜롭고 신선한 말썽장이 어린이였던 것입니다.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하루 중에 하나가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주님 안에서 행복을 누리시며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20년 7월 29일 수요일 아침.

성녀 마르타 기념일 아침에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의 은장고개 사무실에서

근무 중 짬을 내어서 적어 봅니다.

한 천주교신자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윤승환

2020.07.29 10:44:55
*.120.169.245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들...! 저는 그리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교황청 대사관과 친분이 있습니다. 어제 전화를 걸었더니 오래된 지인 챌시오 집사님이 받으십니다. 서로 침울한 가운데 안부를 묻고 나서 그분은 기도를 많이 해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그 전에 전화를 하였을 때 받으신 자매님도 그런 부탁을 하였습니다. 이 번이 네 번째입니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외국의 고통을 받고 사투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하여야 할 것입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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