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어제 성당에서 오랫만에 개인적으로 고백성사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정말 할 바를 다하고 솔직하게 심경을 고백하였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세상에 "핑계가 없는 무덤은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솔직히 저도 많이 주의하지만 어떤 때는 선의의 거짓말, 그리고 진짜 거짓말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 같아서 많이 양심의 가책을 받았던 때도 있었습니다.
특히 젊은 시절의 일들이 생각이 나면 그래도 제가 "고백성사를 통하여 깨끗하게 되려고 애를 썼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어제는 제가 조금 황당한 일을 당했습니다.
한 젊은 여인이 지나가면서 제가 묵주기도를 하고 주모송을 바치는 것을 보고 갑자기 혀를 끌끌 차는 것처럼 저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조금 황당하였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해 보니 혹시나 제가 신부님이나 수도자들처럼 비쳤던 모양입니다. 생각컨데 그리스도인이거나 종교를 가진 사람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저는 제 차림과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특별히 초라하게 입은 것도 아니었고 묵주반지와 묵주팔지를 하고 있어서 웬만한 사람이면 "아, 이 사람은 천주교인이구나."하고 판단할 수 있을 거였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십니까...? 기도하시는 것을 부끄러워 하십니까...?
그리고 신부님들이나 수도자들이 홀로 산다고 그것을 가지고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으신지요...? 저도 처음 신자가 되었을 때는 그랬습니다. 그러나 제 자신이 열심한 그리스도인이 되고 천주교로 온 다음부터는 거의 독신으로 사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실수도 몇 번 있었으나 천주교인이 된 후에는 거의 실수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 점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제 그 일을 경험하고 오늘 아침에 어떤 노숙인을 만나서 색다른 경험을 하였습니다. 제가 잘 알고 이름까지 기억하고 있는 노숙인인데 우연히 저를 보자 종이커피잔을 내보이면서 이미 커피를 마시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는 아마도 제가 오늘 그를 만나면 커피라도 뽑아줄 것을 알고 미리 자신이 그것을 마시고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아마 이심전심, 마음이 통한 것 같아서 고마웠고 기분이 너무 좋아졌습니다.
일찍 출근하여 저는 저의 동료 김선생님을 만났습니다. 그는 가방을 맨 체로 사무실의 문들을 열고 있었습니다. 그가 지난 목요일, 금요일 휴가였던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그는 빨리 와서 제 수고를 덜어주고 싶었나 봅니다. 갑자기 그를 얼싸안고 프리하그라도 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올리는 지금 이 순간 저는 그래도 사람들이 이 세상에 사는 이유가 사랑과 배려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각설하고 우리는 얼마나 남들에 대하여, 아니 이웃과 형제, 자매, 심지어 가족들까지 포함하여 얼마나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살아가고 있을까요...? 저는 오늘 어제와 오늘 만난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를 바치고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의 부제인 "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는 말의 소중함과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여 보게 됩니다.
주님의 평화를 빌며 오늘 하루도 잘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참으로 코로나19 가운데 건강들 하시고 행복하게 살아가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2020년 7월 6일 월요일 아침.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아침에.
화성시 마도면의 한 작은 사무실에서 짬을 내어서
한 천주교신자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