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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찬미 예수님. 아멘. 반갑습니다.

주님의 평화를 빌며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출근길에 수원역을 다시 거쳐서 버스를 탔습니다.


역 대합실을 지나가려고 하는데 노숙인들과 여행객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네 명이 의자에 앉거나 누워서 한데잠을 청하고 있었습니다.


목발을 옆에 놓아둔 사람도 있었고 남루한 차림에 앉아서 졸고 있는 사람도 보였습니다.


저는 그냥 지나갈까 망설이다가 그들 가운데 의자에 앉아서 기도를 바쳤습니다.


성호경,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다시 성호경...!


그리고 저도 모르게 나지막하게 중얼거렸습니다.


키리에 엘레이손(Kyrie Eleison-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묵주를 손에 꼭 쥐고 영광의 신비 5단을 바쳤습니다. 그리고 묵주 끝의 십자고상을 손에 쥐고 계속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하며 기도를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이 글의 부제인 가톨릭성가 28번이 생각나서 읊조렸습니다. "불의가 세상을 덮쳐도........, 천주여 비추소서."


버스가 남양성지에 닿자 저는 버스에서 다시 묵주기도를 바쳤습니다. 그리고 예의 그 노숙인들과 여행객들을 생각하였습니다.


2019년 12월무렵에 시작된 코로나19(COVID-19)는 세상을 황폐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믿는 이들의 마음마저 교회와 세상에서 멀어지게 합니다.


사람들은 서로를 불신하게 되고 과연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와 평화가 넘치는 세상이 올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희생양을 찾거나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연 하느님이 어디 계시냐며 그 정의와 사랑과 평화를 찾아 헤맵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디에서 주님의 모습을 찾아야 할까요...?


옛 나치스의 독일의 유다인들이 박해를 받던 시절 한 신부님이 그들과 같이 수용소에 투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한 유다인이 사람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교수형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형이 집행이 되자 사람들은 눈물과 공포가 가득한 모습으로 그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가는 유다인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중에는 여인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하느님이 어디 계시냐?"며 그들은 절망과 슬픔과 공포에 사로잡혀 흐느꼈습니다.


그 때 신부님은 앞으로 나서서 말을 하였습니다.


"하느님이 바로 저기 계시다...! 우리의 죄의 용서와 구원을 위하여 하느님이 저기 매달려 계시다...!"


이 신부님의 이름은 아마도 잘 아실 것입니다. 그는 나중에 사형을 당하고 아주 비참하게 죽임을 당하였지만 그의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희망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절망에 빠지고 희망이 없을 때 신앙심을 잃고 당황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우리는 그 때 바로 고통당하는 하느님의 모습을 보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의 신앙이 성숙하였다고 볼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은 어디에나 계십니다. 내 안에 계시고 다른 사람들 안에 계시고 도처에 하느님의 영을 가진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그곳에서 고통당하고 버림받고 소외받는 주님의 모습을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저는 소중한 것을 배웠고 다시 느꼈습니다.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이 바로 저를 위하여 기도하는 것이란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이 아침에 기쁘면서도 애닲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는 다시 눈물의 가치를 알고 조용히 혼자 눈물을 닦았습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주님의 평화를 다시 한 번 빌며 사랑과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전합니다. 아멘. 고맙습니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2020년 7월 2일 목요일 아침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아침에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의 한 직장에서

한 천주교신자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윤승환

2020.07.02 09:14:11
*.120.169.245

2019년 12월 무렵에 시작한 코로나19(COVID-19)의 여파는 세상을 변화시켰습니다. 그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대부분 나약한 사람들이나 의료 지원이나 복지 지원에서 멀어진 사람들입니다. 교회와 국가, 사회단체의 도움이 없다면 그들은 살아가기가 힘이 들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가나의 검사율은 현재 0.2%밖에 되지 않습니다. 자원봉사자들과 의사들, 간호사들이 그리고 국경없는 의사회와 굿네이버스, 유니세프, 유엔난민기구와 적십자, 적신월사, 그리고 다른 단체와 그 밖의 기구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도하여 주시고 그들을 응원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가장 피해를 입은 소외계층과 나약한 사람들에게 다시 살아갈 꿈과 희망을 주시는 것은 어쩌면 작은 기도와 관심만으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려가며 노력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사랑과 감사와 존경의 기도를 바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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