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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정동회관에서 길을 잃다

조회 수 147 추천 수 0 2014.09.15 02:47:43

북극을 가리키는 지남철은 무엇이 두려운지 항상 그 바늘 끝을 떨고 있다.
여윈 바늘 끝이 떨고 있는 한 그 지남철은 자기에게 지워진 사명을 완수하려는 의사를 
잊지 않고 있음이 분명하며,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을 믿어도 좋다.
만일 그 바늘 끝이 불안스러워 보이는 전율을 멈추고 어느 한 쪽에 고정될 때
우리는 그것을 버려야 한다.
이미 지남철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영복 / '나무야 나무야 ' 중에서) 


서울에서 십 수년을 살았고, 떠난지 십 수년 만에 찾은 서울에서 길을 잃고 헤멘다.
프란치스칸들의 마음의 고향인 정동 회관의 주소는 모르지만
그곳이 어느메에 있다는 정도는 모를리도 없건만 주변에서 길을 묻는다.
어찌 그곳도 모르냐는 뜻으로 대답하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이다.

찾은 그곳에서도 
타우 십자가를 걸고 선 그에게 당신이 프란치스칸인지를 물어본다.
대답하는 그 역시 같은 질문을 한다. 당신도 프란치스칸입니까?라고
잡고 반갑게 나누는 악수가 어찌 어색하기만 하는지...

정녕 우리는 
밤새워 당신의 주님을 찾으며
당신은 누구이고 벌레만도 못한 이 프란치스코는 누구인가를 애타고 묻는 
그 프란치스코의 이름없는 제자로 살아가기에 합당한 프란치스칸들인지...

1년 전 교종께서 선출과 동시에 그분께서 당신의 이름으로
우리에겐 귀익었지만 교황명으로 참 듣기 어려웠던 프란치스코란 이름을
불렀을 때 우리가 느꼈던 그 떨림을 잊었는가?
그리고 몇 달전 이곳 가까이 오셔서 하셨던 그 말씀과 그 횡간의 의미를 잊었는가?

수많은 인간적 의미의 성취에 대한 부질없는 환상을 버려야 할 것이며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자각도 없이 행하는 그 뜻모를 행동도 함께,
우리가 돌아가야 할 원천은 어디인가?
하느님을 기쁘게 하는 그 행동이 아닌가? 현란한 말이 아니라 거지처럼 살았던 
그 분의 실천이 아니었던가? 

              (9.14 정동회관에서 연석회의를 마치고 無逸堂)


전표석

2014.09.15 14:09:45
*.244.145.254

정말 우리 자신을 다시한번 돌아보게 하는 좋은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송미숙

2014.09.16 13:04:35
*.53.35.33

삶의 지표를 찾아 방황하고 헤메는 모든 순간이 진실이었음을 깨닫고 안도하게 되었습니다.

묵상 글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경희

2014.09.19 01:08:46
*.136.143.116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75주년을  기억하고  새롭게  발 돋움하자고 전국 대회까지 치르고....

프란치스코  이름을 지니신 교황님께서 이 땅을 방문하시며  프란치스코를 다시한번

일깨워 주던 그 시간에  우리 한국의  대표  프란치스칸들을  상급에 탄원을  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라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정말 우리는 무슨짓을 한 걸까요?

1991년  서울 프란치스코 형제회와  대방동 안토니오형제회를  합쳐  4형제회로 나누어  만들때도 

 회원들은  그냥 따랐습니다.  형제회가  나뉘고  지구형제회가  나뉘는 것이  우리가 사는 삶을  어렵게 만듭니까?

프란치스코 영성이  나누어 집니까?

깊이  묵상하고  반성하고  보속합니다...............


김경희

2015.12.16 08:28:06
*.136.142.206

"비밀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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