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 기쁨
내가 사는 곳에는 눈이 많이 쌓이면 짐승들이 먹이를 찾아서 내려온다, 그래서 내가 콩이나 빵부스러기 같은 먹을 걸 놓아 준다,
박새가 더러 오는데 박새한테는 좁쌀이 필요하니까 장에서 사다가 주고 있다,
고구마도 짐승들과 같이 먹는다, 나도 먹고 그 놈들도 먹는다,
밤에 잘 때는 이놈들이 물을 찾아 개울로 내려온다, 눈이 쌓인 데 보면 개울가 발자국이 있다, 토끼 발자국도 있고, 노루 발자국도 있고 멧돼지 발자국도 있다, 물을 찾아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그놈들을 위해서 해질녘에 도끼로 얼음을 깨고 물 구명을 서너 군데 만들어 놓으면 공기가 통해 잘 얼지 않는다,
이것도 굳이 말하자면 내게는 나눠 갖는 큰 기쁨이다, 나눔이란 누군가에게 끝없는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다,
법정스님
산에는 꽃이 피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