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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영화 '신과 인간' 감상문

조회 수 256 추천 수 0 2012.01.18 11:23:44

어디로 가야 하나요?



서양의 예술을 접할 때 마다 느끼는 것인데,

저들의 문화에는 기본적으로 신과 인간이라는

구도가 설정되어 피 속에 녹아있다.

그러한 구도는 신을 지복직관하는

원형적이고 본질적인 인간과

그 본질에서 괴리된 채

죽음을 향해 다가가는

현상적인 인간의 대비에서

감지되는 인간조건의 참담함,

즉 그리스도교적인 인간이해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우리 문화에 유교적 가치관이 심부에 깔려 있듯이…

그러나 동아시아 문화는 식민지지배와 이데올로기에

의해 전통문화의 발전이 단절되면서

절대 기준이 없는 나락의 정신상태에서

20세기 내내 분열되어 왔다.

각설하고 여러 번 말했던 것이지만

신을 바라보는 또는 바라보고자 하는

인간의 마음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

그것은 자기가 떠나 온 고향집을 바라보는

탕자의 피곤하고 고단한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 바라봄은 자신을 비추는 신적 사랑에 대한 반영,

즉 달이 태양의 빛을 반영하여 빛나듯이

신의 현존을 증명하는 증거다.





가톨릭 신학, 그중에서도 선교신학을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정말 한층 더 즐겁게 볼 수 있다.

그리고 가톨릭 신앙 안에서

하느님 현존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토마스 머튼 수사님의 먼 후배들인

-영화에는 언급되지 않으나 백색 장백의에 재색 스먹을 입는 것은-

관상수도회인 '트라피스트회'의 수사님들의 얘기다.



이 분들은 현대 선교신학의 패러다임,

즉 일방적인 선포가 아닌

삶을 나누고 함께 서로를 이해해 나감으로

우리 모두의 아버지이신 그분께 다가간다는 의미에서

그들과 함께 존재하고 삶을 나누고자,

이슬람지역이자 고국 프랑스의 200년 식민지였던

알제리에의 수도원에서 기도와 봉사에 전념하신다.

곧 내전이 일어나고 부패한 정부군과 광신적인 반군 사이에서

수사님들은 생명을 위협당하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

여기서 제시되는 갈등은

바로 알제리를 버리고 본국으로 철수할 것이냐,

아니면 지금 바로 이 자리를

하느님이 제시하신 삶의 자리로 이해하고

그 자리를 고수함으로서

하느님이 주신 소명을 고수할 것이냐다.

이들에게 그 선택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유권 해석이며,

스스로를 이해하고 경험하는 자리다.

사람에게는 시간 순서의 차이만 있을 뿐 ,

누구나 이 인간조건 앞에서 선다.

인간이 선택 할 수 있는 건 시간이 아니라, 공간이다.

모든 것을 자신의 이익으로 환원 시키려는

지배욕과 탐욕의 그늘에서

이 인간조건을 강제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시간이 올 때

그 사람에게는 지옥이 제시되는 것이리라.






그와 반대로 그리스도의 강생을 본받아

조건으로 주어지는 고통스러운 현상 안으로 투신을 선택할 때

인간은 그리스도가 체험한 구원된 인간의 조건,

즉 하느님의 신비를 신학적 이해를 떠나

구체적 현상으로 이해하게 되는 것이라 희망한다.

관여 할 수 없는 시간 속에서 인간은 늘 자신의 삶의 자리가 어디인가?

그리스도인이라면 그리스도를 따라

강생의 신비를 재현할 자리가 어디인가 물어야 하리라.



결국 그들은 모두 인간조건을 수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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