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허* 에서
썩은 진흙이
연꽃을 통해 웃고
그 향그런 꽃 내음이
가슴을 적시는
텅 빈 충만의 아침이다,
연꽃 보러 갔다가
동쪽 하늘에 솟아 오른
아침 햇살을 머리에 이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거름이
물위에 뜬 연잎인 양 가볍다,
내 생애에
이렇게 아름다운 빛깔과 고운 향기로
영혼을 헹굴 날은
또 알마나 될까?
살면서
혹여 짜증나는 일이 생길 때마다
이 날을 기억하며 살자,
진흙이 연꽃을 통해 웃고
향기로 말을 건네 오는
형언할 수 없는 신비를 생각하며 살자,
오수록 프란치스코, [수사 작은형제회]
*바이허[白河]는 타이완 남부 지방의 지명이며
연꽃으로 유명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