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알퐁스 도데의 "별"
누군가, ' 보잘것 없는 산속의 양치기 주제에
그런 걸 알아서 무엇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내 나이 스무살이었다'고, 그리고 스테파네트 아가씨는
지금까지 내가 본 중에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고......
.........................
목동은 사람의 그림자라곤 구경할 수 없는
산속에서 살아간다.
2주일에 한번씩 보름치 식량을 싣고
산길을 올라오는
노새방울 소리가 들리면,
목동은 그 어떤 소식보다
주인집 따님 스테파네트 아가씨 소식을 듣고싶어한다.
그런 어느날 머슴은 오지않고
그토록 사모하는
스테파네트 아가씨가 온다.
아가씨는 목동이 사는 곳을 둘러보며 말한다.
"여기서 산단말이지?
밤낮 이처럼 외롭게 세월을 보내려니
얼마나 갑갑하겠니?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내지?
무슨 생각을 하면서?
그 때 목동은 소리내지 않고 마음속으로 대답한다.
"당신을 생각하며 .......... 아가씨'
비 때문에 강물이 불어 아가씨는 다시 돌아온다.
밤이 오고 목동은 안녕히 주무시라고
인사하고 나서 문앞에 앉는다.
다른 어느 양보다 더 귀하고 순결한 한마리 양처럼
아가씨가 내 보호아래 고이 쉬고 있다는 생각에
목동의 마음이 벅차오른다...
그때 갑자기 사립문이 삐꺽 열리면서
아름다운 스테파네트가 나타난다...
잠을 이룰 수 없었던 것이다.
목동은 염소 모피를 벗어 아가씨 어깨 위에 걸쳐주고
모닥불을 피워 놓는다...
그리고 둘은 아무 말 없이 나란히 앉는다...
그때 아름다운 유성 한줄기가
그들 머리위를 같은 방향으로 스쳐간다.
'저게 무얼까?' 스테파네트가 묻자 목동이 대답한다.
' 천국으로 들어가는 영혼이지요'
그리고 목동은 별의이름들을 말하며
별 이야기를들려준다.
그때 아가씨는 졸음에 겨워 머리를 목동의 어깨에 기댄다.
훤하게 먼동이 트며 별들이 해쓱하게 빛을 잃을 때까지
아가씨는 그대로 기댄채 있었고,
목동은 그녀의 잠든 얼굴을 지켜보며
꼬박 밤을 샌다.
그때 목동은 생각한다.
'저 숱한 별들 중에 가장 가냘프고
가장 빛나는 별님 하나가
그만 길을 잃고
내 어깨에 내려앉아
고이 잠들어 있노라"고........................
내가 디딘 땅이 갑자기 천국으로 변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내 손이 당신 이마에 닿을 때까지
창밖에 꽃 한송이가 피어나는 세상
내 시선이 당신 눈길에 닿을 때
창밖에 소리없이 비가 내리는 세상
사람과 사람이 닿을 때,
세상은 그렇게 소리없이 지상에서 천국으로 변한다....
하늘을 올려다 보았을 때 나를 위로하던 별빛
담장너머핀 장미에 홀려 무례하게 다가가던 내 손과
그 손을 아프게 찌르던 꽃
타인의 불행에 진심으로 가슴아파 흘리던 눈물
노래 한소절에 가슴 아리던 감성과 그 순수함은 도대체 누가 훔쳐간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