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영광 [마태오 4.9]
권력에는 으레 영광이 따른다지만
그 영광이란 백성이 마지못해 바치는 것이 아닌가?
참된 영광에 권력이 어찌 필요하단 말인가?
모든 이에게 행복과 자유를 보장하는 권력이라면
영원한 영광이 어찌 저절로 따르지 않겠는가?
내 앞에 무릎을 꿇으면 권력과 영광을 주겠다!
사탄은 그렇게 요구할 필요조차 없다,
영광 없는 권력을 손아귀에 쥐려는 자들
권력가에게 구걸하여 영광을 받으려는 자들은
미리 알아 재빨리 무릎을 꿇지 않는가?
그들이 수많은 전승비를 세우고
수십만의 포로를 노예로 끌고 개선할 때
제국의 거창한 수도를 건설할 때
산을 깔보는 거대한 분묘를 조성할 때
왕과 함께 수만 명을 순장할 때
그들을 비웃은 자는 누구였던가?
미래의 폐허를 내다보던 현자들이 아니던가?
권력과 영광은 오늘도 여전히
무수한 이름을 장난감으로 노예로 거느린 채
온 세상을 자신의 신전으로 삼아 군림한다,
그러나 그 신전도 경배 받는 우상도
시간이 소리 없이 좀먹고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결국 권력도 영광도 사람의 상상력에 파생된
한갓 환상 의외에 무엇이겠는가?
시로 읽는 복음서
사람의 아들은 이렇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