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 시절 저는 서울 상암동에서 자취를 하며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번은 동네의 공터에 나갔다가 한 노인분을 만났습니다.
당시에는 상암동이 개발되기 전이었고 조금만 더 나아가면 난지도 쓰레기 처리장이 있었습니다.
그분이 하신 말씀이 지금 귀에 와닿습니다.
한번은 그분 친구님인 노인께서 길을 가고 있는데 한무리의 중고생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분은 속으로 끌끌 혀를 차며 지나가려는데 한 학생이 그분을 붙잡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한다는 말이, "영감, 불 있으면 불 좀 빌려줘"
그 노인분은 기가 막혀서 이렇게 말을 하셨다고 합니다. "야, 너 도대체 몇 살이냐?"
그랬더니 그 학생이 한다는 말이, "영감, 불 빌려 주기 싫으면 그냥 지나가지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아?"
그러면서 그 노인 어르신께서는 하시는 말이 "빨리 원자폭탄 떨어져서 다 몽땅 망해야 한다."며 제 앞에서 하신 말씀이 그것이었습니다.
저는 생각해 보면 우리 천주교신자들 중에는 그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을 자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개신교 집사님들이나 장로님분들께서는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을 본 적이 자주 있습니다.
인간 말세라구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금이 하느님이 만드신 말세가 아니라는 것이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사실 하느님이 만드신 말세라면 회개하고 기도하고 보속하면 되는데, 인간들이 만든 인간 말세라서 더더욱 회개하고 기도하고 보속하고 힘을 합하여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교 신앙인들입니다. 이제 요 몇 년 사이의 일들을 생각해 보면 더욱 걱정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다들 기도하고 회개하고 복음의 삶을 살고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작은 자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