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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오셔을 때 저는 광화문 시복식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무리를 해서 참여할 수는 있었으나 그해 4월 16일에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가 침몰하여 수백명의 학생들을 포함하여 교사들과 그 밖의 희생자들이 수장된 것을 보고 아픔을 느꼈으면서도 저는 갈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생계를 위하여 일을 하여야 하였고 저는 마침 저에게 참석할 수 있었던 길을 열어준 사람들의 호의에도 저는 약간의 양심의 질책 같은 것은 것을 느꼈던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결정적인 이유는 저는 양복이 없었던 것입니다. 안훈 단장님이라는 분이 이런 저에게 양복을 하나 주셨지만 맞지를 않았습니다. 그리고 날씨도 더워서 동생들은 형이 그곳에 가서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하였던 것입니다. 


저는 결국 8월 15일의 광화문광장 시복식도 같은 서울에 있으면서도 당시의 한 PC방에서 인터넷 방송을 통하여 즉 CPBC의 온라인 생중계를 통하여 지켜 볼 수가 있었습니다. 나중에 저는 어떤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때 교황님을 만났다면 어떤 일들이 있을지를 생각하여 보셨어요? 아마 영광스러울 것일 텐데...?" 지금도 어떤 사람들은 제가 교황님을 만나면 무슨 좋은 일이라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맞지요. 좋은 일입니다. 그러면 세상이 제것이라도 됩니까? 그리고 혹 제가 교황청에 가게 된다고 하더라도 제가 교황님께 강론을 잘 하는 법이나 교회법에 다하여 가르치거나 어떤 특별한 일들을 하게 되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저는 교회의 일에 대하여 보다 잘 이해하게 될 것이고 좋은 의도를 가진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될 것입니다. 이는 마치 제가 수원교구에 살면서 수원교구청에 가서 주교님들께 사회교리를 가르치겠다고 큰소리를 치는 것과 똑같은 것입니다. 어불성설이지요.


사람들에게는 그릇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저는 나중에 교황님을 일반알현이라도 하게 되거나 아니면 인파에 쌓여 강론하시는 그분의 모습에 갈채하거나 조용히 경청하는 것을 택할 것입니다. 그리고 청년대회가 열린다면 젊은이들과 같이 손을 흔들고 환호하는 쪽을 택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마도 그것이 훨씬 자연스럽고 당당하지 않을까요? 좋은 밤이 흘러갑니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작은 자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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