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헌재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문득 화가 났습니다. 그가 그런 처지에 처한 것은 그의 고집 때문이겠지만, 아니 교만이기 때문이지만 한 편으로는 그를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부하들의 아니 흔히 말하는 측근들의 어리석음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들의 몽니가 대통령을 무능한 바보로 만들고 결국 구속되고 사람들에게 지탄을 받게 만든 것입니다.
저는 그분에게 수백통의 편지를 써서 보내고 그리고 생각을 정리하여 그때 그때 답이 필요하다고 할 때 마다 자주 편지를 보냈고 나중에는 한남동에 칩거할 때에도 두 통의 편지를 써서 보냈는데 그 둘은 반송되었습니다. 그 이전 그가 부친상을 당하셨을 때 저는 찾아가서 그 자리의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했고 그것도 두 번이나 하였습니다.
이 정부가 아니 대통령님께서 정치 노선을 바꾸지 않으시면 나라는 큰일이 납니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만약 대통령께서 저같은 사람들의 이야기의 십분지일이라도 들으셨다면 사태가 이렇게 바뀌지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 사람이 아무리 잘났건 못났건 우리는 그들의 행복과 불행의 결과는 결국 자신들의 선택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 밤 조용히 하루를 돌이켜 보면서 혹시나 저도 그런 적은 없었나 생각해 보게 됩니다. 우리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작은 노력이라도 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 저는 너무 고집을 부리는 것이나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도 개인이나 집단을 떠나서 사회와 국가와 세상에 불행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영원한 권력은 없으며 영원한 영광도 없습니다. 다만 호, 불호에 따른 사람들의 선택이 결국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좌우한다는 것입니다. 좋은 하루 되심을 기도합니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으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