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해 명동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주교님이 갑작스레 선종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주교님은 독극물에 중독된 것처럼 얼굴이 시커멓게 타서 죽음을 맞이하셨습니다.
한 친구이자 동료인 주교님께서 슬퍼하시며 우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니, 불과 며칠 전까지 같이 만나서 술도 마시고 웃고 떠들고 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을 당하다니 황망합니다."
그리고 나서 그 주교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주님의 말씀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게 된다."
예수님을 기다리는 것은 그리스도인 누구나 당연한 것이며 로미오를 기다리는 쥴리엣처럼 간절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신부로서 남자나 여자나 기다리는 것으로 영적 관계를 말하는 것이지 인류가 다 내시가 되어야 한다거나 궁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공적 종말이나 사적 종말의 시기는 자살이 아닌 이상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 백성으로 마땅히 깨어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작은 자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