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길냥이들을 위한 시
윤승환 사도 요한
지난 여름날 너희도 무더웠을 거야.
장마가 끝나고 내린 늦더위는 지금도 이어지며
우리들과 너희들의 숙면을 방해하고 있다.
더 이상 아무 잘못이 없는 하늘을 원망해 봐야
쓸모가 없다는 것을 우리도 너희도 잘 알고 있을 거야.
세상에는 많은 슬픔과 눈물이 있다지만,
급하게 출발하는 자동차 엔진 가까이 있다가
돌연사로 치어 죽는 아기 길냥이들이 많다는 것 또한
지나치게 슬픈 일이다.
그래서 겨울이 다가오면 캣맘들이 더 바빠지는 것 같다.
음식물 쓰레기 봉투는 얼어버리고
너희들은 너희들을 위하여 그리고 감당할 수 없어서
너희를 버린 어미들을 생각하며 울어 제친다.
길냥이들아, 아프지 마라, 배고프지 마라, 울지 마라.
오늘도 너희의 미래를 생각하고 준비하는 캣맘들의
바쁜 발걸음이 분주하다. 야옹 야옹, 잘 쉬렴.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작은 자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