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아픈 누님과 같이 저녁 식사를 하고 난 뒤 잠시 TV 뉴스를 보고 듣고 난 뒤 집 근처의 상가의 작은 주점 옆의 나의 자리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오늘은 무척이나 더웠지만 그런대로 그늘과 이따끔 불어주는 신선한 바람이 저희에게 위안이 되어 주었습니다.
오전에 저는 저의 아지트인 아파트의 계단의 비교적 너른 장소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저희 누님이 말을 하며 비상 계단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승환아, 너 오늘 휴가잖니? 미경 누나가 너랑 외식하라고 돈을 주고 갔어 교동 짬뽕에 가서 짬뽕이랑 짜장이랑 먹고 커피 한 잔 하고 오자."
저는 서둘러서 집에 가서 옷을 갈아 입고 나서 버스 정류장까지 가서 버스를 타고 가서 정류장에서 내려서 같이 걸어서 식당까지 갔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짬뽕 곱배기를 시켰고 누님은 짜장면 보통을 시켰습니다. 우리 둘은 담소하며 맛있게 식사를 하고 웃고 떠들다가 계산을 하고 나서 근처의 작은 대중 카페에 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제가 문득 이런 말을 꺼냈습니다. "누님아, 바로 저기 보이는 병점역 광장이 이단과 사이비, 그리고 뜬구름잡는 이야기들 하는 사람들의 소굴이었어요. 내가 2년 6개월 전부터 하도 고함지르고 기도하고 엉뚱한 소리들 하지 말라고 자주 들려서 그런 사람들이 평일에는 많이 줄어들었지요."
누님은 웃으며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흥미 있다는 표정으로 저에게 말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말을 하였습니다. "그 사람들 중에는 미군 철수 반대와 차별금지법 제정을 두고 사람들에게 서명을 강요하다시피 하며 떠드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나는 주한 미군 철수는 나도 반대하는 거지만, 차별금지법 제정은 나도 찬성하는 것이어서 할 수가 없다고 하였지요. 결국 누가 간첩이냐 매국노냐 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지. 결국 내 기세에 그 사람들이 물러났지요."
우리는 벌써 커피를 다 마셨고 저도 누님도 일어서서 집으로 향하여 왔습니다. 그리고 성당과 저의 집 방향이 갈라지는 길에서 저는 정류장에서 내려서 연거푸 성호경을 바치고 나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잠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하였습니다. 누님과 나는 집으로 돌아와서 저의 집의 벽에 붙은 작은 에어컨을 틀었습니다.
오늘 저는 휴가를 내어 누님과 조촐한 외식을 하고 커피를 마셨습니다. 누님도 웃었고 나도 웃었습니다. 둘은 아프지 않은 사람들처럼 웃고 떠들었습니다. 날씨는 더웠고 땀이 나고 많이 힘들었지만 가끔씩 만나는 사람들과 그늘이 그리고 이따끔 불어주는 선선한 바람이 고맙고 신비한 하루였습니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작은 자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오늘도 날이 저물려고 벌써부터 약간의 선선한 기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계절의 시계를 멈추게 할 것 같았던 폭염과 열대야도 서서히 물러서는 날이 있을 것입니다. 다들 주의들 하십시다. 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