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마음을 다잡고 천주교에 입교하기로 한 즈음 저는 김수환 추기경님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명동에서 있었던 추기경과의 만남의 시간이 우리 예비신자들에게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덕있는 선비처럼 온화한 표정이었는데도 그는 이야기에 막힘이 없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한 젊은 기자가 당돌하게도 추기경님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러면, 한 가지 묻겠습니다. 추기경님께서는 천국에 가실 수가 있다고 생각하고 계십니까?" 많은 예비신자들과 기자들, 수녀들은 이 말에 놀라서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추기경님께서는 잠시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시는 듯했습니다. "저는 천국에 갈 어떠한 공로도 지은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을 이었습니다. "그러나, 천주의 자비하심으로 해서 그 무한하신 자비하심으로 해서 천국에 갈 수가 있다고 감히 생각합니다."
이제 김수환 추기경님이 시복되시는데 아무 장애가 없다는 교황청의 승인이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가슴이 아픈 것은 우리나라에서 종교를 가지고 있느냐는 설문조사에 불과 36%만이 그렇다고 대답을 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추기경님이 본당 신부 시절 동네 아낙네들에게 "그렇게 믿음이 없이 살다가 죽어서 천국이 있고 하느님이 계시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느냐?" 하고 말씀하셨던 적이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회개하고 복음을 믿게 되었다는 일화가 존재합니다.
우리는 얼마나 현명하게 똑똑하게 살고 있는지 우리 자신들에게 물어 보게 됩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작은 자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