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는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기 전에 한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몸이 불편해도 꾸준히 성당에 와서 성모님께 큰 초를 몇 개씩 바칩니다. 그리고 열심히 기도를 합니다. 무슨 지향을 하고 그러시는지는 모르지만 놀랍습니다.
오늘은 제가 작정을 하고 물어 보았습니다. "어머니, 무슨 일로 그렇게 고민을 하고 계십니까? 혹 제가 도와드리고 싶어서 그러는데 한 번 이야기를 해 보십시오...!"
미사 전이라 아직은 시간이 있어서 저는 초를 하나 작은 것 켜고 나서 그녀에게 말씀 스넥을 내밀었습니다.
그녀는 저에게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그저 나 몸 안 아프고, 자식들 잘 살았으면 좋겠어. 여기 이 왼손 다 꿰맨 거야." 사실 저는 그녀가 다른 말하기 힘든 고민이 있다는 것을 얼마 전부터 느껴 왔습니다.
"할머니 그러면 저는 신부님들이 하시는 말씀 중에서 일상적으로 하시는 말씀인 '당신의 기도가 합당하다면 주님께서 들어주실 것입니다.'라는 말씀밖에는 도와드리는 방법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보다 솔직히 말씀해주시면 (돈외의 것이라면) 제가 어떻게 도와줄 수가 있겠습니다."
그녀는 갑자기 "아아아, 하아, 하아."하며 길게 한숨을 쉬었습니다. 저는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인사하고 서둘러 성적으로 향했습니다. "키리에 엘레이손"이라는 탄식이 저의 입 밖으로 새어나올 것 같았습니다. 성전에 올라가서 미사를 준비하였습니다.
"성심, 내~ 성심 내~" 시계는 미사 시작 15분 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까 그녀와 같이 이야기하고 있을 때 보았던 길냥이, 아니 마당냥이 두 마리를 생각하며 멋쩍게 웃어 보고 주님의 십자고상을 바라보았습니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작은 자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