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는 성모 신심 미사에 늦었습니다. 그래서 성전 밖에서 조용히 미사가 진행되는 소리를 들으며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무장님이 내려오시자 그분께 박카스 한 병을 내밀었고 그분은 웃으며 받았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제가 주시는 박카스를 받지 않으시려고 하였습니다. 그래도 저는 강권하였고 곧 그 자리를 떠나 성모 동산에 가서 준비한 1,000원 짜리 컵초를 바쳤습니다. 그리고 수원 남문의 시장에 가기 위하여 시내버스를 타고 병점4거리로 가서 환승을 하고 수원 남문에 가서 시장 구경을 하였습니다.
과일 가게에 있는 토마토는 한 바구니에 3,000원 그리고 대추토마토는 5,000원 그리고 그밖의 과일은 사과나 그밖의 것들은 지난 번에 왔을 때보다 가격이 많이 올라 있었습니다. 그리고 옷가게의 옷들은 밖에 진열되어 있는 싸구려 옷들은 가격이 지난 번보다 그리 많이 비싸게 변한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근처의 다리로 가서 조용히 수제담배를 피우며 거닐었습니다. 그리고 주위를 한번 둘러보았습니다. 사람들이 많지 않은 곳은 많지 않았고 많은 곳은 많았습니다. 저는 조금 시장기가 돌아서 근처의 도넛 가게에서 재래 도넛을 하나 사먹을까 하여 다가가서 꽈배기 조금과 막대 핫도그를 보고 3,000원 어치를 사서 먹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저는 신협에 있는 한 광고를 보았습니다. 통통한 돼지 한 마리가 선글라스를 쓰고 옥좌에 앉아 있었고 그 주변에 금화가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즉 돈비가 내리고 있는 그림이 있었습니다. 저는 조금 멈추어서서 그 그림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멋쩍게 웃었습니다.
우리는 가끔씩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선교도 해 보았고 봉사활동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는 돈이 전부가 아니고 하느님과 인간이 훨씬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눈이 멀지도 않았고 귀가 먹지도 않았고 혀도 짤리지 않았는데 바른 말을 듣거나 보거나 전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같은 약간의 모순된 사람도 그것을 알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에는 아직도 저와 같이 바른 말을 전하고 틈틈히 선교하고 기록하고 경고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으며 지금도 나만 아니 저만 그러고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저만 민감하고 예민한 것일까요? 아니면 제가 바로 보고 있는 것일까요? 저는 잘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하느님을 믿고 부처님을 믿고 알라신을 믿는 사람들이 오히려 그런 질대자들보다 돈에 더 민감하고 예민한 것 같습니다. 그것이 그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그러니 정말 이는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오전 중에 저는 여호와의 증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세상과 종교, 국가 등에 대하여 길게 이야기하며 서로의 견해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전한 말이 현대의 지도자들과 종교인들이 하느님을 시험하고 사람들을 속이고 기만하며 세상을 말세 아닌 인간 말세로 만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야 말로 걱정과 고민이 많다고 하였습니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저는 길게 한숨을 쉬고 길가의 쓰레기들을 주웠습니다. 그리고 손을 털털 털고 집으로 가는 걸음을 재촉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주님의 말씀처럼 눈 멀고 귀 먹고 혀 짤린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였습니다. 하늘은 맑아 있고 멀리서 걸어가는 학생들이 웃고 떠들며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산들바람이 솔솔 불고 있는 말그대로 초여름의 오후였습니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작은 자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