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살 때 저는 구의동의 한 허름한 지하방에서 동생들과 같이 머물러 살았습니다. 한 4~5년을 살다 보니까 저도 조금 익숙해지면서도 낯설었습니다. 그중에 기억하는 일이 있는데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저는 당시에는 토요일에도 병원을 운영하고 의사들도 당직 근무를 서기에 근처의 건국대학교 병원에 들렸습니다. 그리고 진찰을 받고 약처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는 아마도, 이건 제 생각이기는 하지만, 의사나 환자에게나 다 불편한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느날 그들 전공의들에게 미안하여 한 젊은 의사에게 말을 하였습니다. "의사 선생님, 제가 제 건강 관리를 잘못하여 이렇게 매번 토요일에 방문하여 귀한 시간을 뺐는 것은 아닌지 죄송스럽기만 합니다."
젊은 청년 의사인 그 의사는 말을 하였습니다. "아니요. 아버님은 그저 아프신 거에요." 그 말처럼 고마운 이야기가 없었습니다. 사실 저는 그때까지도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도 이상주의적 현실주의자라고 자부하지만 저는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내 병, 아니 제 병은 바오로 사도의 가시 같은 것이거나 인생을 열심히 산 특히 봉사하다가 얻은 훈장과도 같은 것입니다."
이보다도 더한 제 자신의 얄팍한 자존심의 발로가 어디에 더 있을까요? 그 젊은 의사는 제 마음의 병 몸의 병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눈물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그것으로 저는 충분했습니다. 저는 아픈 것은 자랑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더욱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의사들과 정부의 다툼이 이해가 되면서도 안타깝다는 것입니다.
밤이 깊어서 어느덧 새벽입니다. 요즘도 저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저의 조금 부족한 생각과 소견은 이야기를 한 것 같고 그리고 이 또한 두서없는 이야기라서 죄송합니다. 좋은 연중 시기 되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작은 자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