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는 치과 진료를 위하여 버스와 전철을 타고 서울 명동에 다녀 왔습니다. 명동도 많이 변한 것 같으나 낯이 전혀 설지 않은 반가운 사제분들과 수녀님들을 볼 수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는 성체조배를 잠깐 한 다음에 성모 동산에 가서 성모 마리아상 앞에 앉아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였습니다.
착한 사람들은 착한 대로 악한 사람들은 악한 대로 살고 있었습니다. 잠시 머물러서 서울시민들과 평화방송의 직원들과 임원진 그리고 정치인들과 경제 지도자들, 노동자들과 그밖의 사회적 약자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성호경을 바친 후 병에 들어 있는 커피를 마시고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답답하고 딱한 것은 어떤 사람들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예수님 흉내라도 내기를 바라는 듯하여 매우 걱정이 되었습니다. 간단합니다. 그럴듯하게 외모를 바꾸고 아무에게나 내 아들아, 내 딸아 하고 침술이나 간단한 의술을 배우거나 배우고 익힌 척하며 그리스도 행세를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당장에 저는 손해 볼 것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저는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그건 조금, 아니 많이 도가 지나친 생각이며 저도 [예수님 흉내내기]라는 유명한 책을 읽어 보았으나 그 책에서 밝히고 있는 이른 바 흉내내기의 내용은 그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일을 하여 제가 잘못된 언행이나 생각을 하는 순간, 저는 물론 교회와 세상에 해를 끼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잠시 다른 생각을 하였습니다.
개신교의 일부 종교인들 즉 엇나가는 사람들은 기도로써 병을 고치고 기도로써 마귀를 물리치며 기도로써 귀신과 장애인들의 장애를 없에 준다고 하며 심지어 기도로써 죽은 사람들을 살린다고 주장하며 난리법석을 떠는 경우가 있다는 바를 얼마 전까지만해도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사기나 술수나 쇼에 가까운 것이며 그런 사람들은 이단이나 사이비라는 말을 들은 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가 막힌 것은 피해자들이 왜 병이 났지도 장애가 없어지지도 않으며 죽은 사람들이 되살아나지도 않느냐고 물으면 다음과 같이 정색을 하고 맞받아친다는ㅈ것을 오래 전에 들은 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네 믿음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다...!" 참으로 기가 막힌 노릇이 아닐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럼요, 그러문요. 그래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전철을 타고 내려오는 동안 햇살이 저를 비추고 따스한 봄볕을 느끼게 해주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돌아와서 저는 누님이 자고 있는 것을 보고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지고 우리의 희생과 노력은 길이 남을 것입니다. 저는 당산철교를 지날 때 국회의사당 쪽을 보고 성호경을 바치고 나라와 세상과 교회와 종교를 위하여 기도했습니다. 주님 안에서 평안한 저녁이었습니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작은 자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