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2주간 금요일.
오늘은 3.1절 휴일.
십자가의 길을 바치기 전에 미사를 드렸다.
밖에는 꽃샘 추위가 한창 바람이 서늘한데
성당 안에는 한 줄기 햇살이 비춘다.
신부님의 강론을 들으며 산뜻한 마음
봉사를 시작한지 이제 곧 40년이 된다.
이제 50대 중반의 나이로 치닫고 있는 나는
그래도 주님 안에서 떳떳하고 자랑스러워지고 싶다.
십자가를 이끌고 십자가의 길을 걷는 노인분들과
그분들 뒤에서 고개를 숙이며 기도하는 사람들
어느덧 나도 곧 그들처럼 나이를 먹을 것이다.
서서히 발걸음을 옮기는 어르신들의 모습. 당당하다.
님이시여, 당신은 지금도 이 세상 사람들과 같이 아파하며
그 길을 묵묵히 가십니다. 저도 그 길을 따르렵니다.
님이시여, 그런데 우리는 왜 이처럼 바보처럼 사는지요.
님이시여, 죄에 죄를 더하는 우리 인류를 돌보소서. 아멘.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작은 자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