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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구

노을을 사랑하련다

조회 수 5686 추천 수 0 2010.03.16 15:54:16
달레: 김 성자

동쪽에 떠오르는 둥근 해도 아름답지만 서쪽에 지는 해는 더더욱 아름답다. 해 저문 노을을 바라보노라면 서글픔 보다는 포근함으로 다가온다.

목욕도움을 받으러 오시는 어르신들을 보노라면 노을빛과 엄마 같은 친근함이 사랑으로 변한다.

그때가 언제일지는 몰라도 어르신들에 모습에서 내일의 나를 생각하게 한다. 노을과 한 덩어리로 조화를 이뤄 뒤 섞일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거듭나길 소망하며 저물어가는 노을을 사랑하련다.

언젠가 내 인생에 어김없이 노을이 찾아 올 거라 믿기에 건강이 허락하는 날 까지 남은 삶을 가난하고 소외된 어르신들을 위하여 아름다운 일을 해야 하겠다는 마음으로 보건소 목욕봉사를 하게 되었다.

목욕 오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무두가 연세도 많고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다.
한분씩 정해서 모시는데 꼭 손을 잡아야하고 여간 조심해야한다.

어떤 어르신은 몸을 가누지 못하는 어르신도 계시고 짚 팡 이가 없으면 한 발짝도 옮기지 못하는 어르신도 있다 옷장 열어 옷 넣고 열쇠는 잃어버릴지 모르니 내 옷장에다 넣고 탕으로 가실 때도 같이 행동해야한다.
목욕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도 서슴없이 하신다.
말씀하시면 잘 들어주니 좋아하시고 금방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엄마 아님 어르신이라 부르며 친정어머니 씻겨 드리는 마음으로 정성 드려 씻겨 드린다. 몸에 물기 닦아 옷 찾아 입혀드리고 얼굴에 스킨, 로션, 발라주고 머리 빗겨 주며 "목욕하시니 더 예쁘다." 말하며 껴안아 주면 즐거워하시며 고마워하신다. "어느 딸이 이렇게 씻겨줄까" 말씀하시면서 애 썼다는 말을 "욕 봤어" 하신다. "잠시 쉬고 계세요" 하고나서 몸 행구고 나오면 먼저 앞서 나가시는 어르신도 계신다. 넘어질세라 옷 갈아입고 정신없이 손 잡고나와 간호 담당자에게 모셔다 드린다.

"안녕히 가시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세요."인사를 하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 흔들어 주신다.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것 이것이 축복이며 은총의 선물이기에 뿌듯한 마음으로 하루의 감사를 아버지께 조아리며 조용히 미소 지어본다. 복음적 삶 하느님 말씀을 실천할 수 있도록 건강과 시간을 주신 하느님 아버지 감사 합니다.

독일의 문학자 한스 카롯사 는 "인생은 너와 나의 만남이다."라고 했다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결정된다면 인생에 있어 만남은 더욱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병들고 늙어 힘없고 보잘것없는 어르신들과의 만남에서 행복을 얻고 감싸 안을 수 있고 도울 수 있으니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

오늘도 목욕탕에서 만난 어르신들 한분한분 떠 올리며 그려본다.
도움이 필요 할 때까지 마르지 않는 옹달샘처럼 스스로 다스리고 가꾸어 행복의 샘을 지켜가며 아름다운 인생의 노을이 되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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