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자. 구하는 마음 없이
-법인 스님
나는 힐링이라는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몸과 마음의 치유'라는 사전적 정의를 충실하게 따르자면 힐링을 배척할 이유가 전혀 없지만, 어떤 용어는 가끔 너무 값싸고 불순하게 변질한다.
한 시절 너도나도 애용했던 '웰빙'처럼, 어떤 말이 본뜻에서 벗어나 자의적 해석과 편리한 편집을 거쳐 유행하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특히 상업적으로 사용되면 매우 위험하다. 힐링 명상, 힐링 마사지, 힐링 요가, 힐링 여행. 힐링이 들어가는 언어 조합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마음이 조금 복잡하다. 건강한 몸과 정신은 복된 삶의 필수 조건인데 '몸과 마음의 치유와 회복' 이라는 힐링의 본뜻을 되돌려 재대로 사용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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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순한 감정 또한 내가 나를 괴롭히는 주범이다. 이를 번뇌라고 한다. 그러나 좋은 감정 또한 집착하면서 지나치게 사용하면 후유증이 따른다. 자의식을 동반하여 추구하는 감정은 결국 '구하는 마음'이다. 건강한 삶은 고요하고 침착하고 담담하게 감정을 마주하는 절재와 조절의 삶이다. 들뜸도 사라지고 침체도 사라진 그 자리에 무심하고 생생한 감정이 일어날 것이다.
무더움 여름을 맞는다. 저마다 여기저기 여행하면서 쌓인 피로를 풀 것이다. 부디 마음 편히 쉬기를 바란다. 더블어 피로한 마음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도 성찰하기를 바란다. 치유와 회복이라는 힐링이 한시적 효과를 내는 수액이어서는 안 된다. 바로 보라! 그리고 내려놓으시라!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작은 자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힐링, 뭴빙 다 좋은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잘못쓰면 이것을 위하여 즉 이것을 핑계로 모든 일을 헤도 된다는 망상을 갖게 합니다. 좋은 하루 되심을 기도합니다. 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