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의 길냥이들.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가는 출근길.
그때 마다 길냥이들을 만나게 된다.
어, 저 녀석은 왜 이렇게 온 몸 곳곳에 먼지가 묻었지?
고개를 갸우뚱하며 녀석을 어르려고 고양이 울음 소리를 내도
녀석은 뭐가 급한지 황급히 사라진다.
출근길에 다른 길냥이들도 눈에 띤다.
어리석은 것이 인간이라 다시금 너희가 고생하는데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적구나.
조용히 물고 가던 수제담배를 끄고 살펴 보니
사람들이 그 녀석들에게 요즘은 신경을 덜 쓰는 것 같다.
종(Speies)의 연대라고 하면서도 여기서 저기서 참혹하게 죽는 길냥이들 댕댕이들도 많기도 하다.
하긴 사람이 먼저다. 하지만 기르다가 싫증나면 버리고 돌보지 않는 것은 사이비집사들이나 하는 일이다.
하긴 요즘은 사람들이 먹고 살기에도 버거운 세상인데 어찌 인간의 무심함만을 탓하랴.
주인 잘 만나면 길냥이들도 상팔자 댕댕이들도 상팔자.
아니면 버려지고 죽음을 당하고 도살되고 참 인간들 무정하다.
너희들이 죄가 있다면 고양이로 댕댕이도 그렇게 태어난 죄밖에 없는데.
문득 밤하늘 저멀리를 바라보다. 조명 빛에 가려서 달님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주여, 저희 인간들의 변덕과 무심경을 용서하여 주소서. 저는 죄인입니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작은 자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