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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오늘 저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집밖으로 나갔습니다. 집 근처의 아파트 공터에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이 보였습니다. 그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다가가 보았습니다. 얼굴빛이 어두운 밤빛에도 빨갛게 보였습니다. 또 술을 드시고 많이 드신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분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또, 술을 드셨습니까...?"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는 고개를 숙이고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수제담배를 꺼내어 불을 붙이고 나서 잠시 시간을 두고 나서 그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는 애써 저의 시각을 피하며 담배를 하나 더 꺼내 피우려고 하였습니다. 저는 조금 침울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을 하였습니다.


"저녁은 하셨습니까...?'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저는 밤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는 자리를 피하려고 몸을 움직였습니다. 저는 그가 옆을 지나가려고 하였을 때 그에게 조금 힘을 주어 말을 하였습니다. "선생님, 힘내세요...!" 그는 대답을 하고 자리르 떠났습니다. 그에게 저는 다시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힘내라는 이야기가 요즘 가장 인기가 없는 인사말이라고 하더군요. 그래도 저녁을 드셨다니 다른 말은 못하겠습니다. 힘내세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파트 입구로 사라졌습니다.


저는 지갑을 들고 나서 근처의 편의점으로 가서 꿀음료를 사가지고 나서 캔 맥주 작은 것을 하나 샀습니다. 무알콜의 표시가 된 캔 맥주였습니다. 저는 술을 마실 수가 없게 되어서 요즘은 거의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고작 무알콜 캔 맥주이거나 아니면 아주 기분이 좋을 때나 아주 기분이 나쁠 때 알콜 도수가 3% 정도가 되는 그런 캔에 든 술을 마시고는 하였는데 거의 반년 동안 그래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그것을 마시고 나서 세 병의 꿀음료를 가지고 저의 아파트 경비실로 가서 좀 전에 만났던 경비원 아저씨를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없었습니다.


제가 그를 위하여 꿀음료를 준비한 것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저는 몇 년 전부터 저의 아파트 경비실에 있는 즉 저의 아파트 경비실 작은 초소에 있는 분들께 자주 마실 것과 먹을 것을 전해 주고는 하였습니다. 물론 제가 돈이 많아서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근무자가 바뀌어서 새로운 근무지로 가셨던 선생님께서 오늘 대근을 하러 오신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반가워서 그렇게 한 것입니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자 저는 그냥 두고 갈까 하다가 전화를 하여 보았습니다. 근무자는 부재시 전화번호가 적힌 메모를 남기게 되어 있기에 그것을 보고 전화를 한 것입니다. 응답이 없자 저는 문자로 따뜻한 꿀음료가 있으니 드시라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나서 저는 하나의 꿀음료를 들고 가서 흡연장소에 가서 마시고 나서 한쪽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였습니다. 성호경을 몇 번 그었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눈물이 나려고 하였습니다. 저는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집으로 돌아와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성탄이 멀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우리들 주변에는 사회의 냉대와 편견과 오만으로 어렵게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청소년들과 젊은이들과 노인들과 난민들이 있다는 것은 우리들의 수치입니다. 


그리고 전쟁과 사고와 폭력과 빈곤도 기아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어려운 세상을 보면 구세주의 탄생이 우리들에게 주는 희망이 너무 크면서도 그런 기쁜 마음으로 성탄을 즐기기에는 너무 힘겨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우리는 이해해야 합니다. 좋은 저녁입니다. 2000여 년전도 전에 베들레헴의 마굿간 아니 외양간에서 탄생하신 주님을 생각하며 왜 우리가 그분을 구세주로 모시고 있는가를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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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의 겨울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인간들의 삶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어쩌면 일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듯이 종말의 기운이 넘치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가 구원을 받았다는 것이며 아직도 우리들 사이에 사랑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사랑이 있으면 희망도 기쁨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제 맞이하는 이 성탄의 시기가 우리들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는 이정표가 되었으면 합니다. 좋은 대림 시기 잘 보내시고 성탄을 잘 맞이하시기를 바랍니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사람으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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