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아, 아니 나비야 대학 가야지...!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어제 낮에 다시 그 옷가게에 들렸다.
길냥이 나비는 가게 밖에 없었다.
실망하여 수제 담배에 불을 붙여 피웠다.
그리고 기도하고 나서 가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 갔다.
안락의자 위에서 고개를 숙이고 자고 있는 길냥이 모습이 보인다.
다가가서 머리와 목을 쓰다듬었고 얼렀다.
야옹, 야옹, 그래 오늘 아침은 평안히 잘 먹었니?
길냥이는 아무 말 없이 몸을 흔든다.
애처로운 마음에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주인에게 돈 2,000원을 내민다.
돈 더 이상 안 주셔도 줘요. 여기 있어요.
주인은 아래 통 속에 들어 있는 고양이 음식들을 보여 준다.
그래도 제 마음이 그렇지가 않아서...!
다음에 또 오겠습니다. 길냥아, 너를 위해서도 기도하고 있다.
벌써 12월인데 어쩌면 이것이 내년 봄이 멀지 않았다는 뜻일까.
가게 주인 내외는 벌써 10년이 넘게 길냥이를 돌보고 있다.
자고 있는 녀석을 만진 것이 미안해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리며 한 마디 한다.
길냥아, 아니 나비야 대학 가야지, 그래 잘 있어요...!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사람으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사도 요한형제님의 그 마음을 길냥이도, 그 가게 주인분도, 사부님도, 하느님도 아실거에요^^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