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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저는 고등학교를 전라북도의 도청소재지 전주에서 나왔습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운사학원이라는 학교 재단은 이른 바 훗말 대통령이 된 노태우 대통령의 가문에서 운영하였고 학교장이나 이사장도 다 그들 가문에 속하여 있었습니다. 특별히 비리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 재단에 대하여 의혹의 눈길로 바라 보았습니다. 그곳에 덕진고등학교는 지금은 없어졌고 저는 그곳에서 3년을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성적은 좋은 편이었으며 교우관계도 좋았지만 저는 나름의 운동권 성향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었습니다. 


제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주민등록증이 나오기 위하여 사진을 찍으러 갔을 때 저는 머리를 삭발하여 가서 그것을 사진으로 찍어서 제출하였고 그래서 저의 어렸을 적의 사진은 마치 소년원을 갓나온 소년의 모습으로 보일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학교에 가서 그 모습을 보았을 때 담임선생님과 친구들은 경악하였고 저는 교무실에 끌려 가서 추궁이 아닌 추궁을 들었습니다. 그만큼 저는 당시의 정치와 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사실 저의 집안은 가세가 기울어 있었고 저의 어머니는 그런 집안을 살리기 위하여 별별 노력을 다하였습니다. 어느날 저는 어머니가 가방에서 만원권 다발이 여러 개 들어 있는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알고 보니 어머니는 당시 돈을 벌기 위하여 노태우 후보의 선거운동원을 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선거운동의 자금이었던 것입니다. 저는 어린 나이임에도 어머니와 다투었고 그 사람이 싫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와서 운동권 아니 실천신학을 하는 동아리에서 일하면서 저는 더욱 그 두 사람이 싫어졌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저는 그 두 사람이 구속이 되는 것을 보고 갑자기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구명운동 아닌 구명운동과 비슷한 일을 하게 됩니다. 이유는 "그 두 사람도 결국 지배적 집단의 희생양이거나 아니면 단순히 자신들만 잘살겠다고 한 것이 아닌 그들을 부추키고 내세운 사람들과 그들을 지지한 사람들의 대표격에 불과하다." 는 주장을 한 것입니다. 당연히 좋은 소리를 들을 일이 없었습니다.


그 즈음 저는 어머니를 잃었고 다시 재입대를 하려던 계획도 포기하고 전교와 봉사로 생활하다가 저는 그 뒤 그 두 사람이 석방되는 것을 봅니다. 바로 IMF환란의 즈음이었습니다. 제가 김영삼 대통령에게 한 편지가 기억이 났습니다. 그 두 사람이 구속되자 저는 초기부터 그 사람들을 적당한 시기에 사면시켜 주실 것을 여러 차례 편지로 전달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의 상황에 대하여 저는 다시금 저의 과거를 회상하게 됩니다. 노태우 대통령이 별세한 것입니다. 저는 얼마지 않아서 서울시청의 분향소에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분향하고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너무 늦지 않게 회개하셔서 다행입니다. 당신의 업적에는 공과 과가 있겠지만 저는 공만을 기억하도록(기억하려고 노력하도록) 하갰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본당으로 돌아와서 미사를 봉헌하여 줄 것을 청하였습니다. 하나는 노태우 대통령의 영원한 안식을 위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전두환 대통령 일가의 완전한 회개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 뒤 전두환 대통령도 곧 별세하였고 저는 바로 성당으로 가서 미사를 봉헌하여 줄 것을 청하였습니다. 다음과 같은 제목에 결국 관리장님이 집히는 것이 있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전직 대통령들의 안식을 위하여'...? 구채적으로 누구요...?" 저는 퉁명스럽게 대답하였습니다. "전두환 대통령이요...!"


그리하여 이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그러나 아마도 이 부분에 대하여 다른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그 시각과 경험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대림이 다가옵니다. 겨울 준비는 다 끝나셨습니까...? 저는 이 부분에 있어서 여러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위령 성월이 끝나간다고 해서 죽음을 맡이하는 자세와 심판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이 가벼워져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고 자신의 삶을 겸허히 돌아다 보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사람으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윤승환 사도 요한

2022.11.24 06: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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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거나 항상 정의나 평화 그리고 거창하게 사랑의 편에 서 있었다고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흔히 심판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지나친 자신들만의 잣대로 모든 것을 재단하려는 것을 봅니다. 노테우 대통령의 경우에는 늦더라도 과감히 아들을 시켜서라도 사과한 것이 저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가 장기간에 걸쳐 투병한 것, 그리고 전두환 대통령의 경우는 장기간 욕을 먹은 것과 고생한 것 이 두 가지와 늘그막에 치매 즉 알츠하이머로 고통을 겪은 것에 저의 마음이 움직였다면 동기가 아닌 동기였다고 할까요? 게다가 그는제대로 반성하고 회개할 시간 조차 갖지 못하고 죽은 것이 못내 안타까웠습니다. 결국 어떤 영화에서 즉 여러분들도 다들 아시겠지만 그런 사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작은 역사를 위한 변명이라고 해야 할까요?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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