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제가 선한 사람 중의 한 사람이라고 평가합니다. 한 마디로 저를 호인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제 자신이 그저 괜찮은 사람들 중의 하나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호세 마리아 에스크리바 성인의 가르침을 이어 받아 제가 스스로에게 평가하는 것이며 그 점에서 크게 부끄러운 일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저에게도 즉 가족이나 친지 그리고 친지 중에도 심지어 가까운 친구나 동료 중에도 가끔씩 또는 자주 악마의 변호인 노릇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저를 위하여 호의를 베풀다가도 문득 이 사람이 진정 착한 축에 속한 사람인지 시험을 하고 싶어지는 모양입니다. 그들 중에든 제가 그 사실을 알고도 모르는 척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바로 그것이 저 자신과 그들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다만 이는 기도가 필요하고 분별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하느님을 신뢰한다는 것은 그것과는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성도를 시험하는 것은 곧 주님을 시험하는 것입니다. 제가 그것을 모를리가 없습니다. 다만 모른 척할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인(Saint)이기 전에 성인(Adult)이 되어야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그 구분을 성인 즉 어른과 아이 즉 꼬마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즉 어른과 꼬마라고 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세상을 걱정하고 있으나 큰 불안과 고민은 없습니다. 괴테의 소설 [파우스트]에서 주님은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인간은 노력하는 동안 헤매기(즉 방황하기) 마련인 것"입니다.
누구도 완전한 사람은 없습니다. 신앙도 삶도 여정입니다. 조용히 기도하고 노력하는 삶 그리고 가르치고 배우고 소통하고 봉사하는 삶이 가치가 있는 삶인 것입니다. 여러분들 누구나 성인이 될 수도 있고 동시에 다른 사람들에 대하여 악마의 변호인 노릇을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주교님께서 주교로 서임되시자 이런 말씀으로 그 기쁨과 무거움을 이렇게 표현하셨다고 합니다. "여러분, 제가 벼락을 맞았습니다...!" 위령 성월이 깊어 갑니다. 영적 육적으로 건강들 하시기 바랍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사람으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