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묘심 >>
태풍으로 인해서 사람들이 걱정하여 아파트 상가의 무인 점포 앞에서 무알코 맥주를 마시고 햄버거를 안주로 삼아 밤하늘을 바라본다.
길냥이가 텅빈 도로를 가로질러 지나가고 있는데 갑자기 나를 보고 멈칫 발걸음을 멈춘다.
나는 묘한 기분이 들어서 길냥이를 바라본다.
녀석은 나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뒷발로 자신의 한쪽 귀를 비빈다.
나는 웃는다. 길냥이는 뭘 아는 것일까 갑자기 고개를 끄덕이며 빠른 걸음으로 사라진다.
그래. 너도 태풍이 걱정되는구나. 어쩌면 이심전심으로 통한 거겠지.
나는 잠시 멍때리며 하늘을 바라본다. 잠시 한숨을 쉰다.
멀리 남쪽에 있는 작은 선산의 부모님 합장묘를 떠올린다.
그곳의 묘소도 아마 비에 젖겠지. 나는 한 마리 길냥이가 된 기분으로 잠시 쓸쓸함을 느낀다.
밤이 아니 새벽이 깊어 간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사람으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사람이 사람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