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아버지 윤O철 국장께서는 훌륭하신 분이셨습니다. 적어도 나이가 드시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아버지의 치매는 비교적 일찍 왔습니다. 그분은 관사에서 주무시다가 연탼 깨스 중독을 당하셨고 그 이후 치매를 오래 앓으셨습니다. 아마도 27년 이상을 아프셨고 저의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습니다.
저는 아버지가 곧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저는 군에 입대할 때도 아버지의 걱정 때문에 마음을 놓지 못하였습니다. 사실 또 그랬습니다. 입영을 앞두고 아버지가 다리를 다치셔서 목발을 짚고 다니셔야 하였고 저는 아버지의 대소변 수발을 들어야 했고 남들은 군대 가기 전 먹고 마시고 즐기거나 체력단련을 한다고 하는데 저는 입영 당일 아침까지 아버지의 병간호를 하여야 했습니다.
저는 훈련소에서 수혈을 한 후 지혈이 잘못되었거나 과다출혈로 몸이 아프기 시작하였습니다. 몸과 마음이 아프니 군 생활에 잘 적응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결국 훈련소에서 쓰러져서 의무대에 입실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훈련을 받고 본대에 베치받아서 군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고된 내무반 시절 중에도 잘 견딜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집안의 형편을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누님이 아팠고 아버지는 실종되셨다 발견되어 요양원에 들어가셨고 저는 결국 의가사 전역을 신청하였습니다.
지금도 기억이 나는 것은 나의 생일에 어머니가 소복 차림으로 저를 면회하러 오셨을 때입니다. 저는 처음에 혹 아버지나 누나가 돌아가셨나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의 어머니 즉 외할머니께서 그날 새벽에 급서하셨는데 어머니는 제 생일에 면회하러 오신다는 저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진안에서 수 시간을 걸려 열차로 달려 오신 것입니다. 마침 첫눈이 내렸습니다. 저는 어머니의 손을 붙잡고 한없이 울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몇 게월 뒤 10개월의 군생활을 마치고 제대하였습니다. 제가 일병 4호봉 때의 일입니다.
저는 다시 군입대를 하려고 대학 졸업 이후에 해군장교 시험을 보았고 실기, 필기, 면접에 다 합격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진해의 해군기지로 입영만 하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일이 생겼습니다. 어머니가 급서하신 것이이었습니다. 저는 입영을 포기하고 어머니의 49제를 치르고 나서 봉사 활동과 전교로 시간을 보내고 공무원 시험을 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입영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육군기술부사관의 공채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수원지방병무청에 갔을 때 모병계의 중사가 저를 붙잡고 놓지를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전교하고 봉사하고 나서 당시의 국민고충처리위원회(현재의 국가인권위원회)에 탄원서를 내었습니다. 결과는 역시 반려 결정이었습니다.
저는 결국 일하고 봉사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뒤 아버지는 치매가 심해져서 더 이상 기관에서 모실 수가 없어서 우리가 집에서 모시게 되었는데 상태는 나날이 심해졌습니다. 나중에는 뇌촐증까지 와서 결국 우리는 입원하게 하였으나 그곳에서도 회복이 쉽지 않아서 결국 저의 집에 병원 침대를 빌려서 집에서 아버지를 1년 간 모셨으나 욕창까지 와서 저의 아버지는 다시 종합병원의 응급실에 모셨다가 병점의 요양병원에 모셨으나 오래지 않아 그곳에서 삶을 마감하셨습니다.
아버지는 눈을 뜨고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가서 아비지의 눈을 감겨 드리고 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성호경을 바치고 기도하였습니다. 오랜 병마에서 안식을 누리시게 된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그 장례가 끝나고 나서 저는 그분을 위하여 성당에서 오래 기도하였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여러번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때 마다 저의 아버지가 아프지 않으셨을 때보다 더욱 아버지를 사랑하고 이해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작은 선산의 묘역에 모셔진 아버지, 어머니의 합장묘를 보면서 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성호경을 바치고 앉아서 기도합니다.
셩경에서는 자신의 부모에게 효도한 저녀는 죽을 벌을 면한다고 말을 하였습니다. 이제 저는 가끔씩 저의 잘못을 비는 기도를 바치고는 합니다. 남들은 천상효자라고 하는데 저는 지금도 제가 두 분께 잘못한 일만 떠오릅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전라북도 도지사가 저에게 효행부분 대상을 주고 상장과 트로피와 상금 10만원을 주었던 일이 있을 만큼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인정을 받았는데도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여러분들. 부디 효도하시기를 바랍니다. 부모에게 효도한 사람은 죽을 벌을 피할 수가 있습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사람으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이처럼 저의 가족사를 적어 보는 것은 여러분들께 한 가지 희망을 주기 위해서 입니다. 하늘이 왜 사람에게 고통을 안겨 주고 그를 괴롭게 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그를 정제한 금처럼 만들기 위하여 시련을 허락하는 것입니다. 마귀는 인간에게 안락함과 편안함을 주어서 그를 방심하게 하여 그와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드립니다. 새벅입니다. 다들 주일 잘 보내시고 영육 간에 건강한 사람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