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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강화 선두리에 갔다 왔다.

한 마리 길냥이가 기억이 난다.

텅빈 시골길 어설프게 포장된 아스팔트길을 걷고 있던 길냥이.

여기에도 캣맘이 존재하는 걸까?

한 마리 줄무늬 길냥이가 길을 바삐 걷고 있었다.


늦은 아침 길냥이는 무엇을 바라보고 있었을까?

어렸을 적 나는 시골에서 살 때 사마귀를 한 마리 잡아서 우리집 고양이에게 준 적이 있었다.

아기고양이는 그것을 허겁지겁 먹어 치웠고 나는 그 뒤 여러 마리 사마귀를 잡아 준 적이 있다.

선두리의 길냥이는 그 시각 왜 혼자 길을 걷도 있었을까?

낡은 팬션에서 텅빈 거리에서 그 녀석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람들도 살기 어렵다는 세상 길냥이라고 편할까?

더군다나 그 녀석은 아직 어리고 앳되어 보였는데 혹 버려진 것은 아닐까?

하긴 요즘 같은 세상에서도 인간보다 길냥이의 삶을 걱정한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한 때는 나도 고양이를 기른 적이 있었는데 애물단지라기 보다는 귀여움 그 자체였다.

한 때는 나도 반려동물을 통하여 삶의 기쁨을 찾으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아끼는 마음은 어렸을 적보다 덜하다.


우리 모두 삶에 있어서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넘쳐 나는지를 모르고 사는 것 같다.

박애주의, 인도주의, 동물복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어쩌구 저쩌구.

그것을 나만 알고 사람들에게 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시간이 지나서 머리가 약간 흰색으로 변해갈 때 즈음 나는 가끔씩 길냥이들에게 먹이를 준 적이 있다.

그렇다고 내가 인간이라는 점을 빼고 그러한 녀석들보다 나은 것이 무엇이 있을까.

종의 연대를 주장하는 우리들의 삶에서 고양이나 강아지들은 우리들의 진정한 친구로서 자리매김을 할 수가 있을까?

문득 그 길냥이가 생각이 난다 그 때 그 녀석도 나도 외롭고 쓸쓸했나 보다.

밖에는 늦은 여름 홍수라는 비가 잠시 그쳤다. 길냥아, 잘 지내고 있느냐?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 중의 한 사람으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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