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약간 소강 상태인 이 때 저는 밖으로 나와서 근처의 무인 가게에서 작은 치킨 조각 몇 개와 값싼 주전부리로 입가심을 한 후 새벽 공기를 맞으며 한가로운 초여름의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밖은 조용하고 이따끔 지나가는 빈 택시와 배달 오토바이와 그 밖의 사람들이 걷는 소리 외에는 거의 아무런 소리도 없으며 풍경은 우리동네와 그 주변의 마을들이 그렇듯이 잠잠하고 조용합니다.
가끔씩 풀벌레 우는 소리와 그 밖의 잔잔한 바람 소리와 지나나는 자동차들의 타이어가 포장도로에 미끄러지는 마찰음 외에는 어떤 소리도 그리고 그 밖의 나무들과 가로등과 신호등과 친숙한 가게들의 간판들이 내는 빛 외에는 별다른 풍치도 없습니다.
관상을 하듯이 나무들과 숲은 바라보고 있노라면 여러 가지 상념이 정리되고 지난 한 주의 일들이 다시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갑니다.
관상이라고 했는데 우리동네와 이 주변에는 그럴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때가 간혹 있는데 지금도 저는 지나나던 길냥이들이 이런 침묵을 깨거나 사람들이 곧 깨어날 시각이 다가와서 이 새벽이 아침의 기운으로 요동치기를 바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아직은 초여름의 정취가 물씬 납니다. 이런 좋은 시기 여러분들은 무엇을 하고들 계신가요? 넉넉하지는 않아도 간단한 간식과 음료를 챙겨서 집 근처의 공원이나 한가한 나무 그늘 아래도 이 더운 여름밤을 보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좋은 주말과 일요일 되시고 건강들 하시기 바랍니다. 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