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심각한 상태였다.
초췌한 눈, 남루한 행색, 그리고 비쩍 마른 몸매. 술만 마시기 시작하면 우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
나는 그를 그 뒤 여러번 보았다. 여기 저기 술을 구걸하며 그러면서도 하느님 아버지를 찬양하는 모습.
그는 이미 유명한 사람이었고 나는 그 뒤 여러번 만날 수가 있었고 그 때 마다 돈을 주든지 먹을 것을 사 주든지 아니면 정성어린 아니면 뼈아픈 충고를 해 주었다.
그와 같이 시간을 보낸 것은 여러번이었다. 그러다가 그가 달라졌다. 정기적으로 개신교 교회에 출석하며 사람들과 당당하게 어울리던 그.
그러나 그것도 오래가지 못했다. 나는 실망하지 않고 그를 도울 방도를 찾았다. 그러나 쉽지 않았고 그 뒤 목사님의 이야기를 듣고 그가 특수 사목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그리고 이제 그를 만나지 못한 것이 어느덧 석달째이다.
나는 그를 아는 분식을 파는 노점의 주인인 사장님으로부터 그가 오래전부터 병점역에 오지 않고 있다는 것을 들을 수가 있었다.
나는 그 사장님에게 즉 그 자매님에게 그가 이제 코로나19가 끝나가니 교회로 돌아가라고 충고하라는 말을 꼭 일러 달라고 하였고 그런 것이 벌써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가 되었다.
언제 그를 볼 수 있으려나? 잘 지내고는 있는 것일까? 서서히 걱정이 앞섰다. 그래도 그를 위한 기도는 잊지 않고 있다.
이제 환갑이 지나서 서서히 할아버지가 되어 가는 그를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도 그 자매님께 그를 보면 교회로 다시 돌아가라는 말을 꼭 해달라는 부탁을 전해 줄 것을 말하였다.
잠시 아파트 창가로 나가서 하늘을 본다. 그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동탄에 있는 새로운 주거지에서 편히 지내고 열심한 개신교 신자로라도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솔직한 심정이다.
하늘은 오늘도 말이 없다. 문득 그와 동행하였던 10여년을 생각하여 본다. 주님, 그를 불쌍히 여기소서. 아멘. 부디 그를 도와주시옵소서. 아멘. 마음을 모아 기도하여 본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으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