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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얼마 전부터 우리 아파트에 야시장이 들어서고 있다.

작년에는 거의 없었던 일이었다.

지금은 매주 화요일 오후부터 야시장이 들어선다.


파는 것도 많다. 튀김이랑, 추어탕이랑, 왕족발이랑, 치킨 강정이랑...!

참으로 없는 것은 빼고 다 있고 구경하기도 재미가 있다.

오늘 근무를 마치고 피곤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 선잠을 깨서 야시장에 다녀 왔다.


새우튀김은 다 떨어졌고 순대집은 문을 닫으려고 하고 치킨 강정집은 공을 치고 나서 툴툴 자리를 털고 있다.

만원 지폐 한 장을 꺼내서 튀김집에서 튀김과 떡볶이를 떨이로 사서 봉지에 집어 넣어 주었다.

"맛있게 드세요. 손님이 마지막 손님이에요." "저는 제가 먹으려고 사는 것이 아닙니다. 누님 줄려구요. 하하...!"


야시장을 한번 더 둘러보며 기도를 하였다. 참 많은 사람들이 말 그대로 먹고 살려고 노력한다. 기를 쓴다고 해야 할까...?

서서히 집으로 향하여 언덕 위 계단을 올라 갔다. 이것이 우리들이 말하는 인생의 숨터이고 쉼터일까...?

한 사람이 다시 가게를 접고 있다. 트럭이 한 대 야시장에서 장을 치우고 철수를 한다. 장터가 끝나간다.


문득 길냥이 한 마리의 울음 소리가 들려 온다. 1층의 엘리베이터 앞에서 있을 때의 순간, 나는 어디에서 야옹이 한 마리가 우는 소리를 들었다.

"야옹, 야옹, 야옹, 저 여기 있어요...! 야옹...!" 녀석에게 무엇인가를 주고 싶다. 저녁으로 밤참을 먹었을까, 아닐 텐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려는 차에 길냥이의 울음이 아직도 들리는 것만 같다. "야옹, 야옹, 야옹...! 저 여기 있어요. 야옹...!"


"너희는 나에게서 보고 배워라. 나는 이제 아버지께로 가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항상 너희들과 같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말씀이다. 나는 문득 12층 복도를 거닐다가 밖의 어두운 하늘을 바라 보았다.

"야옹, 야옹, 야옹, 저 여기 있어요...! 야옹...!" 저 멀리서 길냥이의 울음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2022년 2월 8일 화요일 저녁.

연중 제5주간 화요일 저녁에.

경기도 화성시 병점2동의 한 작은 아파트에서.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이며 장애인 활동가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윤승환

2022.02.08 23:20:09
*.69.194.26

하느님은 어디에서나 어느 곳에서나 존재하신다고 합니다. 가장 큰 곳에서도 가장 작은 곳에서도 하느님은 존재하십니다. 우리들이 사는 곳 곳, 그리고 생명과 생명의 흔적이 있는 곳에서도 하느님은 존재하십니다. 이는 단순히 범신론적인 신학의 산물이 아닌 것입니다. 명심합시다. 생명이 있고 그 흔적이 있는 곳이 하느님이 계신 곳입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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