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오후에 쓰는 시
대설 특보가 내리는 가운데 눈이 나린다.
문득 우리동네 주식회사 다니던 시절의 일이 떠올랐다.
2번의 겨울이 끝나갈 즈음 나는 정리해고를 당했다.
회사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어울렁 더울렁 장애가 있는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던 시절
나는 마음씨 좋은 큰 형으로 통했다.
부지런히 음료수와 과자, 떡볶이를 번갈아 얼마 안 되는 월급으로 인심쓰던 시절 나는 버스를 타고 출퇴근했다.
그리고 두번의 겨울이 되었을 때 나는 회사가 문을 닫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 때 아이들을 열심히 다독이고 위로했다.
다 잘 되겠지. 넘 걱정하지 마라.
그러나 나도 불안했다. 하지만 기도하며 일하며 잊을 수가 있었다.
근무하며 창밖을 바라 본다.
문득 일본 작가 카와바타 야쓰나리의 [설국]이라는 작품이 생각난다.
그리고 그리운 녀석들도 또 같이 지금도 만나고 있는 그 때의 친구들도.
마음이 허전하여 밖을 바라 본다.
하염없이 눈은 나리고 멀리 창룡문이 보인다.
한 천주교신자이자 그리스도인이며 장애인 활동가로서 윤승환 사도 요한 올림.
요즘도 그 앞을 지나가며 기도를 올리고는 합니다.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정이 과연 달라질 수가 있을까요...?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아멘. 감사합니다...!